"1위가 되지 못할 상품은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회사를 발전시키는 길입니다."

교육분야 선두 기업인 교원그룹 장평순 회장(54)은 교원의 경영원칙을 이같이 요약했다.

장 회장은 "산업의 분화가 활발해지면서 미개척시장인 이른바 '블루오션'을 개척해 매출과 이익을 늘리는 전략은 한계가 있다"며 "선발 주자냐 후발 주자냐를 따지기보다는 회사가 갖고 있는 인프라를 고려해 승산이 있는 품목을 정해 그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비상장사인 교원그룹 4개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장 회장은 주식 및 자산가치 기준으로 국내에서 12번째 갑부로 손꼽힌다.

포브스코리아가 올해 초 발표한 한국의 주식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장 회장의 자산은 7462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경쟁 업체의 수장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7160억원),강영중 대교그룹 회장(6888억원)보다도 많다.

업계에서는 교원그룹 주력사들이 상장할 경우 대주주인 장 회장의 재산은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자금력이 뛰어난 장 회장이지만 경영스타일은 보수적이다.

주변에서 '돌 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인물'이라고 부를 정도다.

이와 관련,장 회장은 "교원그룹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계열사를 늘리지 않고 있다"며 "억지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에 증시 상장의 필요성도 크게 못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말 후발 주자로 시작한 가전제품 렌털사업도 오랜 준비 끝에 시작한 '작품'이라고 자평한다.

장 회장은 "저출산으로 초등학생과 유아 수가 줄어들면 학습지나 전집 등 기존 사업만으로는 발전이 힘들다고 보고 렌털사업을 새로 시작했지만 품목 선정을 위해 다년간 고민했다"며 "흔히 가전제품 렌털 상품으로 구색을 맞추기 위해 끼워넣는 공기청정기의 경우 교원의 기술로 1위 제품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아예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교육업계에서 '방문판매 사업의 대부'로 통한다.

판매 세일즈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1985년 ㈜교원을 설립해 방문판매 사업에 뛰어들어 전집과 교육상품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구축해 연매출이 1조원에 육박하는 교원그룹을 일궈냈다.

그는 "방문판매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판매하는 상품이 시판에 뒤떨어지지 않아야 하고 판매원들도 기업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k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