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퇴임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8일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데 이어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임기 마무리 행보에 나섰다.

그는 대선후보 선출 시기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대선 승리를 위한 야당의 자세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라이벌인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선후보 선출시기를 늦추자고 주장한 것과 관련,"원칙은 지키자고 있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혁신위는 지난해 말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대선 6개월 전까지 당 후보를 뽑도록 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지난 2일 "너무 이를 수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논의에 불을 댕겼다.

여당의 집중 공격에 노출될 기간을 줄이자는 게 그 배경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날 "당 혁신안을 놓고 9개월 동안 치열한 토론을 거쳐 결정했다"며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유불리를 따져 고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각'을 세웠다.

"대선후보가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국민들을 속이는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증을 거쳐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 임기를 끝내고 본격 대선전에 뛰어들 한나라당 대선후보들 간에 이 문제를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해졌다.

집권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야당은 필드에서 뛸 수 없는 한계를 가졌다"면서도 "국민과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정책으로 싸움하면서 국민들에게 '집권하면 저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당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하고,선진한국을 만드는 게 절대 목표"라며 "적은 내부에 있다.

지방선거 승리에 안주하면 위험하다"고 당에 대해 경고했다.

고건 전 총리에 대해 "지금도 예전에 말한대로(한나라당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신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그분의 선택"이라며 말을 아꼈다.

지방선거 유세 중 당한 피습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응급실에 누워 선거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를 가장 많이 걱정했다.

부모님이 흉탄에 돌아가셨는데…수술땐 부모님 생각도 났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일단은 쉬겠다"며 "대표직을 수행하느라 모든 것을 포기했었는데 몸을 추스르며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등 못했던 일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라를 부강하게 하기 위해선 뭐든지 할 것이란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대선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후 간담회를 마쳤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