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고유가의 충격을 받기 시작했으며 유가는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사진)이 밝혔다.

미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들도 고유가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7일 상원 외교위원회의 '석유 의존도와 경제적 위험' 청문회에 출석,"급격한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제에 아직 심각한 타격을 준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경제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가 마침내 고유가의 충격을 일부 경험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기업들은 에너지 비용을 억제할 수 있는 생산성 개선 방법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가계 소비자들은 휘발유값 상승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은 이어 "석유 수급 균형이 불안정해 약간의 태업이나 폭동에도 유가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세계적인 석유정제 능력 부족이 문제이지만 단기간 내에 해소가 어려운데다 중국의 수요 증대까지 겹쳐 유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도 고유가에 따른 영향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160개 대기업의 CEO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116명의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제전망지수가 98.6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조사 때의 102.2보다 낮아진 것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