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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새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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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만금에 다녀왔다.

    관훈클럽의 '내소사 및 새만금 답사'에 참가,내소사를 거쳐 전북 부안 쪽에서 출발해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새만금 방조제(33km) 위를 달려 신시도를 지나 군산 비응도 쪽으로 올라왔다.

    마지막 물막이가 끝난 지 한달보름.방조제 위에서 보는 양쪽은 아직까지 모두 바다.

    내해 역시 망망대해다.

    왜 아니랴.자그마치 4만100ha(1억2000만평)라는데.바다도 막는 '사람의 힘'은 방조제를 지나는 내내 놀라움과 착잡함으로 가슴을 쳤다.

    내해의 경우 지금은 바다지만 5년 뒤인 2011년이면 얕은 곳 2만8300ha(서울 여의도의 140배)는 땅,나머지 깊은 곳은 호수로 바뀌어 저수지 역할을 하리라 한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역사는 길고 길었다.

    식량 부족이 심각하던 1970년대에 검토되기 시작,80년대 중반 대선공약으로 등장해 91년 착공된 뒤 방조제 완성까지 자그마치 14년5개월이 걸렸다.

    환경단체의 소송 제기로 공사가 중단되고 대법원 소송까지 간 끝에 겨우 공사를 재개,물막이를 끝냈다.

    사업이 끝나면 새로운 토지가 생기는 것 외에도 매년 거듭되는 1만2000여ha의 농경지 침수피해를 막고,방조제 도로에 따른 물류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는 보고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짧게는 방조제 내측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른 갯벌 노출 및 소금바람을 예방하고,길게는 간척지 전체에 친환경 생태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피해어민 생계 대책도 시행해야 하고,방조제 도로도 제대로 다져야 하고,토지의 적절한 활용책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에 하수처리장 등 환경 기초시설을 완비하는 등,새만금호가 오염되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상 일은 알 수 없다.

    새만금이란 이름은 만경(萬頃)평야와 김제(金堤)평야를 합친 만금(萬金)같은 새 옥토를 바라는 뜻에서 지어졌다고 한다.

    오랜 세월 만금(2조1000억원)이 투입된 새만금이 그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이땅에 만금을 가져다주는 축복과 기회의 땅 새만금이 되기를 기원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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