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를 포함한 분당 북부지역 최고의 상권을 장악,대형마트(할인점)업계의 인수 표적이 돼왔던 한국까르푸 야탑점이 경매입찰을 통해 원래 운영주였던 까르푸측에 되돌아갔다.

야탑점 인수를 통해 대형마트업계 1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를 추격하려던 롯데쇼핑은 한국까르푸보다 150여억원 적은 응찰금액을 써내 또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향후 대형마트업계는 이마트의 질주 속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한국까르푸 인수를 확정지은 이랜드의 1강(强) 3중(中)체제로 굳혀질 전망이다.

5일 성남지방법원 경매1계에 따르면 이날 까르푸 야탑점 경매입찰 결과,1466억원을 써낸 한국 까르푸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 물건의 최초감정가는 577억4700만원으로 낙찰가율은 253.87%를 기록했다.

이날 경매에는 한국까르푸,롯데쇼핑,삼성테스코 홈플러스,신세계 등 4개 업체가 참여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롯데쇼핑은 예상보다 많은 1311억원을 써냈으나 아깝게 탈락했다.

홈플러스는 1088억원,신세계는 930억원을 각각 응찰 금액으로 써냈다.


이랜드,한국까르푸 인수작업 급물살


한국까르푸가 야탑점 낙찰자로 결정됨에 따라 이랜드의 한국까르푸 인수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랜드는 한국까르푸와 32개 전 점포 인수를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지만,알짜 점포인 야탑점이 경매에 나오면서 인수가격 재협상 등을 놓고 진통을 겪어왔다.

그러나 한국까르푸의 야탑점 인수로 마지막 남았던 '뇌관'이 제거됨에 따라 최종 계약까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만 남겨놓게 됐다.


안 풀리는 롯데

롯데는 한국까르푸 인수 실패에 이어 또 한차례 고배를 삼켰다.

야탑점을 인수하게 되면 현재 운영 중인 롯데마트 서현점과 투톱체제를 형성,판교 및 분당 북쪽 상권을 독식한다는 야심찬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

롯데의 야탑점 인수에 대한 의지는 경매 응찰금액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당초 롯데는 "무리한 베팅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지만 감정가의 두 배를 훨씬 넘는 금액을 적어내며 강력한 인수의지를 보였다.

롯데마트는 또 낙찰에 실패하자 곧바로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차순위 매수신청'의사를 밝혔지만 이마저도 실격처리됐다.

한국까르푸가 야탑점의 인수금액을 내지 못할 경우에 대비,차순위자로서 인수자격을 인정해 줄 것을 법원에 신청했던 것.하지만 낙찰자와 차순위자의 응찰금 차액이 보증금(최저입찰가의 10%)인 57억8000만원보다 커 무위로 끝났다.


야탑점,어떤 점포이길래

야탑점의 최종 낙찰가격은 예상을 뛰어넘는 1466억원.영업면적 3000여평인 야탑점 규모의 신규 점포를 여는 데 드는 비용이 500억~600억원 선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베팅인 셈이다.

대형마트들이 야탑점의 성장성을 그만큼 높이 평가했다는 방증이다.

최근 할인점이 4000평을 넘어서는 대형화 추세에 비춰 영업면적만 놓고 보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여기에 그동안 서현역 중심의 분당 서현상권에 비해 소외돼 왔던 야탑상권이 최근 판교신도시 등 배후 주거지역의 부상으로 유망 황금 상권으로 떠오르면서 인수전이 치열했던 것.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야탑역 일대가 유동인구는 적지만 30대 이상 할인점 주요 고객 수에서는 서현상권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할인점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중복 점포가 없고 서울 잠실과 성남,분당을 오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향후 분당지역 내 황금상권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