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가전업체들이 독일 월드컵 특수를 겨냥해 디지털 TV 판매 경쟁에 나섰다.

대형 업체들에 비해 최대 1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에 제품을 내놓거나 고가 사은품을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는 것.

5일 업계에 따르면 월드컵을 앞두고 중소 디지털 TV 업체들이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면서 100만원 이하의 32인치 LCD TV,200만원대 50인치 PDP TV 등이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디바이스(대표 이상훈)는 편의점인 바이더웨이와 손잡고 지난달 24일부터 32인치 LCD TV를 기존 판매가보다 30만원가량 저렴한 99만원에,42인치 LCD TV를 40만원 저렴한 19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32인치와 42인치 LCD TV 가격이 각각 100만원,200만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32인치의 경우 그동안 인터넷에서도 100만∼130만원 수준에 판매돼 왔다.

특히 디지털디바이스의 32인치 LCD TV는 120만~130만원대인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32인치 슬림브라운관 TV보다도 저렴해 LCD와 브라운관 TV 간 가격 역전 현상마저 빚고 있다.

우성넥스티어(대표 김도균)는 최근 50인치 셋톱박스 일체형 PDP TV를 279만원에 내놓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현재 50인치 PDP TV의 경우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00만원대에 팔고 있으며 대우일렉트로닉스는 37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김도균 사장은 "제품 전량을 유럽에 판매해 왔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우리 제품을 아는 소비자가 적다"며 "콜센터와 인터넷을 통해 직접 판매,유통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국내 최저 가격으로 제공해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게 이번 행사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우성넥스티어는 특히 6개월 무이자 할부와 함께 60만원 상당의 공기청정기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이 밖에 중견기업인 현대아이티(대표 안병선)는 독일 월드컵 개막 전까지 LCD TV 40인치 제품을 구입한 고객 모두에게 한국 축구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17인치 모니터 1대씩을 증정하는 '어게인 2002' 행사를 벌이고 있다.

현대아이티는 8강에 진출하면 19인치 LCD TV 겸용 모니터 1대를,4강에 진출하면 LCD TV 40인치 1대를 각각 증정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소 TV업체들은 대부분 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가전업체에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 사양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색상 표현이나 명암비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이론적인 차이일 뿐 실제 시청자가 거의 느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