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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법 바꾼다] 경영권 방어책 없이 주주권한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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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가 4일 내놓은 회사법(상법 회사편) 개정 초안은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자금 조달을 쉽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시달리고 있는 재계의 최대 요구사항이었던 경영권 방어와 관련된 제도 신설은 미흡해 벌써부터 '미완성''반쪽짜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신 다중대표소송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이중대표소송 규정을 도입하는등 주주들의 권한만 강화시켜 향후 공청회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감독.집행 분리로 경영 효율성 떨어져

    회사법 개정 초안에는 전자주주총회를 허용하고 다양한 회사 형태를 도입하며 이사의 책임을 감경하는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여러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중 재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사안은 집행임원제도.

    집행임원이란 회사 경영을 맡고 이에 따른 법적 책임도 지는 임원을 말한다.

    지금도 몇몇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을 두고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비등기 임원이어서 권한만 있고 법적 책임은 없다.

    이번에 법제화될 집행임원은 주주를 통해 선출된 이사회가 선임한다.

    이사회는 집행임원의 경영성과를 감독할 수 있어 기업경영에서 견제와 균형이 가능해진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사회가 경영 및 감독 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법무부는 집행임원을 법제화하고 도입 여부도 회사 자율에 맡겼다.

    하지만 이 제도도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현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질적으로 권한이 없는 집행임원에게 막대한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데다 향후 증권거래법에서 집행임원제를 의무사항으로 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집행임원의 책임이 강해질수록 경영활동이나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감독과 집행기능이 분리되면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중대표소송,다중대표소송으로 확대가능

    이중대표소송제도도 기업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중대표소송이란 자회사 임원들이 불법 행위를 저질렀을 때 모회사의 지분 1% 이상을 갖고 있는 주주가 자회사 임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현행 상법상 자회사의 개념에 손자회사까지 포함돼 있어 모회사의 주주들은 손자회사 임원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또한 법 해석상 손자회사뿐만 아니라 증손자회사나 그 이상의 회사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게 이번 회사법 개정 작업을 추진한 회사법 개정 특별분과 위원들의 다수 의견이다.

    즉 이중대표소송은 사실상 다중대표소송까지 가능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대 교수는 "이중대표소송을 세계에서 처음 법으로 인정하면 소송이 남용될 가능성이 커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野,황금주.포이즌 필 도입 논의

    이처럼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권한은 대폭 강화됐지만 기업들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대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적대적 M&A 세력이 지분을 늘릴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저가로 신주를 발행해 M&A 세력의 지분을 낮출 수 있는 포이즌 필(Poison Pill:독약조항)과 특정 사안에 대해 거부권이 있는 주식의 경우 논의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번 초안에서 빠졌다.

    또한 복수의결권 주식도 주주평등권을 해친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법무부는 "기업 자금 조달을 쉽게 하기 위해 회사법을 개정할 수는 있지만 경영권 방어를 주 목적으로 하는 제도는 검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우리나라에는 경영권 방어 대책이 없다는 게 한나라당 소속 재경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회사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포이즌 필이나 황금주 도입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인설·김동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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