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개월 연속 감소해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휴대폰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주력 품목.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떨어져 불리해졌다고는 하지만 LCD,디지털 TV,반도체 등의 수출은 계속 늘고 있어 휴대폰 수출경쟁력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5월 휴대폰 수출은 20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8% 줄었다.

감소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지난 3월 -3.7%,4월 -14.4%에 이어 석 달째 줄었다.

정통부는 "5월 중 LCD 수출은 90% 증가했고 반도체와 디지털 TV 수출도 10%쯤 늘었다"며 "휴대폰 수출이 석 달째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정통부와 관련 업계는 3월 이후 석 달째 휴대폰 수출이 부진했던 것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져 가격 인하 압력이 거세진 데다 한국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올해 들어 6% 이상 떨어져 가격경쟁력이 약해진 것도 휴대폰 업체들에는 부담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들어 벤츠폰 블루블랙폰 등 전성기 시절에 필적할 만한 대표주자 없이 기존 모델 위주로 수출을 했고,LG전자는 주력 제품인 '초콜릿폰' 수출을 5월에야 시작했다.

휴대폰 수출 부진으로 인해 5월에는 미국과 유럽에 대한 정보기술(IT)산업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2.2%와 3.4% 감소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휴대폰 수출 단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니에릭슨과 더불어 휴대폰을 가장 비싸게 판다는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1분기 182달러이던 단가가 올 1분기 171달러로 떨어졌고 2분기에는 170달러 이하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전자와 팬택계열의 수출 단가도 비슷한 비율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부 관계자는 "휴대폰 수출이 2분기부터 호전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면서 "다른 디지털 제품보다 경쟁이 심해 가격 인하 압력이 커지면서 원화 환율 하락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휴대폰 업계는 여름 휴가철 전후에 수출이 살아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이 2분기 이후 전략 모델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미주시장 거래처가 늘었기 때문이다.

DMB폰 WCDMA폰 등 첨단 휴대폰 시장을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우리나라 휴대폰 수출은 273억달러로 전년 대비 22%나 증가했고 전체 수출(2847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6%에 달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