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지영씨(33)는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에 가입,주말마다 즐긴다.

알뜰한 편이지만 최근 150만원짜리 최고급 스케이트 장비를 덜컥 구입했다.

평소 규칙적으로 인라인 스케이트와 요가를 즐기며,틈이 날 때마다 야구장과 축구장을 찾는 그의 지출 대부분은 스포츠활동과 관련돼 있다.

최씨처럼 스포츠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스포슈머'(sports+consumer)가 강력한 소비집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고회사 제일기획은 4일 '스포슈머즈,그들의 전력분석'이란 보고서에서 올해 가장 강력한 소비자집단으로 스포츠 관전이나 직접 활동,정보 탐색 등을 통해 스포츠 트렌드 변화를 이끌고 있는 '스포슈머'가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제일기획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17~54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51.5%)이 '스포슈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주목되는 것은 스포츠 활동과 관련한 1인당 월 평균 지출액의 빠른 증가세.2003년 문화관광부 조사 때는 1인당 연평균 20만5100원으로 한 달 2만원에도 못 미쳤으나 이번 조사에선 월 5만442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은 스포슈머들이 타인과의 교류 중시(Association),자신감(Confidence),트렌드 민감(Trend),적극적 정보 수집(Information),다양한 관심(Variety),즐거움 추구(Entertainment) 등 '적극성(ACTIVE)'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스포슈머를 대상으로 한 기업 마케팅전략으로 '4(PLAY)-3-3(HAR-DER)'전법을 제시했다.

4가지 전법은 스포슈머 집단 전체를,각 3가지 전법은 집단 내 '관전파'와 '활동파'를 공략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전체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마케팅전략(PLAY)은 △즐거움을 제공하고(Pleasant) △여성을 공략하며(Lady-oriented) △권위있는 대상을 이용하고(Authoritative) △젊음의 이미지를 소구(Young)하라는 것이다.

나이키의 'Nike Women's 라인' 출시,삼성의 첼시구단 후원 등이 대표적인 성공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정보와 트렌드에 민감한 관전파 스포슈머에게는 유용한 정보를 곁들이고(Helpful),접근성이 높은 매체를 활용해(Accessible),최신의 트렌드를 반영(Recent)하는 'HAR'가,활동파들에게는 제품의 독특성을 각인시키고(Different),관여를 유도하며(Engaged),제품이나 서비스에 신선함을 가미(Refreshing)시키는 'DER'전략이 유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한국인이 직접 즐기는 스포츠 종목은 등산(21.5%,중복 응답 기준)과 조깅(20.3%),축구(20%) 순이었고 즐겨 관람하는 스포츠는 축구(95.9%) 야구(72.3%) 농구(66%)순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스포츠선수로는 축구선수 박지성(63.4%)과 박주영(33.4%),이영표(25%)가 상위 3위까지 휩쓸었고,야구선수 박찬호(21.6%)와 이승엽(19.1%)이 그 뒤를 이었다.

손성태 기자 mr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