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 '삼성케녹스' 판매 호조로 잘나가던 삼성테크윈 주가가 '메릴린치 충격'으로 급락했다. 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삼성테크윈의 실적 모멘텀이 꺾이고 있다며 '매도'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그러나 2분기 들어 실적이 다소 나빠졌지만 매도 의견을 낼 정도는 아니라며 과도한 투자의견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2일 삼성테크윈 주가는 메릴린치 보고서 영향으로 7.08% 하락한 2만755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메릴린치는 삼성테크윈에 대한 첫 분석보고서를 내면서 "이제는 차익실현에 나설 때"라고 주장했다.

메릴린치는 "삼성테크윈이 디지털카메라 고성장과 카메라폰 모듈 호조로 과거 3년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주가도 최근 1년 만에 세 배로 뛰었다"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는 그러나 "올 2분기부터는 디지털카메라 시장포화와 가격인하 압력,원화 강세 등으로 이익 모멘텀이 꺾이기 시작해 2008년까지 계속 약화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상으로 주가는 20%가량의 하락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의 견해는 정반대다. 손명철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들어 휴대폰 시장 침체에 따른 카메라폰 모듈 가격 하락으로 이익이 다소 줄어든다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이에 따라 삼성테크윈의 올해 연간이익 추정치를 다소 낮춰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그러나 "주요 사업부문별 전망을 보면 연간 영업이익이 메릴린치가 추정하는 1300억원대로 악화될 정도는 결코 아니다"며 "아무리 보수적으로 전망하더라도 연간 1800억원대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3분기부터는 삼성전자에 고가 카메라폰 모듈 납품을 시작하고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디지털카메라 신모델 출시 등으로 이익이 다시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성숙기 진입과 함께 시장 규모의 축소는 삼성테크윈의 우려사항 중 하나이지만 방위산업부문의 매출 확대에 따라 장기성장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이날 "삼성테크윈의 2분기 실적이 다소 약화될 수 있지만 펀더멘털(내재가치)의 변화를 가져올 정도는 아니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저점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