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가 끝난 오후 6시 정각,전 방송사들이 열린우리당의 충격적 참패 소식을 전하자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개표상황실에는 정동영 의장,김한길 원내대표,김근태 최고위원,염동연 사무총장 등이 있었지만 모두 입을 다문 채 TV화면만 야속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당직자들은 "설마 저 정도일 줄이야"라며 상기된 얼굴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김 최고위원은 15분간 개표방송을 말 없이 지켜보다 자리를 가장 먼저 떴다.

그는 "참담하다.

역사 앞에 중죄인이 된 것 같고,오늘처럼 부끄럽고 두려운 날이 없었다"며 침통한 심경을 드러낸 뒤 "지도부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개표 방송을 30분간 지켜본 뒤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표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인다.

선거를 지휘한 당 의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이에 따른 크고 작은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짧은 소회를 밝혔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