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패션몰 '노하우' 오프라인서 빛낸 김정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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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의 나이에 여성의류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했다.
미대를 졸업하고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쳤던 경험밖에 없었다.
네티즌의 주문을 받고 직접 옷 배달까지 했지만 정작 다음 날 은행 계좌에 돈이 안 들어온 적도 여러 번.
온라인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홍대 앞 벼룩시장에 좌판을 펴고 옷장사를 몸으로 익혔다.
이젠 옷가게를 두 개씩이나 운영하는 제법 성공한 여사장으로 불린다.
'비단'1,2호점 사장 김정은씨(35)는 온라인에서 사업을 시작해서 오프라인에 정착시킨 소자본 창업의 모델케이스다.
2002년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김씨 가족 앞에 남은 것은 2억원의 빚 뿐이었다.
생계가 막막해진 김씨가 고민끝에 선택한 것은 창업비가 거의 들지 않는 인터넷 비즈니스였다.
그해 11월 김씨는 200만원을 들여 여성의류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씨는 매일 밤 용인 수지에서 서울 동대문시장까지 물건을 사러 갔다.
당시 1살과 3살이었던 두 아이들을 돌보느라 낮에는 집을 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는 택시비가 아까워 PC방에서 밤을 새기가 일쑤였다.
김씨는 '제품의 차별화'와 '마케팅 기법'에 중점을 뒀다.
상품 구성은 기본 구색보다는 '무조건 특이한 것'으로 밀고 나갔다.
사이트에 한 번을 들러도 손님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게 만들었다.
애기 엄마들이 자주 찾는 분유회사 홈페이지에 '돈 안드는 광고성 글'을 몰래 올리기도 했다.
제재가 들어오면 홈페이지 관리인이 퇴근한 저녁시간부터 출근하는 아침시간까지만 광고글이 올라가 있도록 했다.
고생 끝에 첫 달 올린 순이익만 108만원.
인터넷 쇼핑몰 문을 연지 4개월 만에 매출이 800만원까지 올라갔다.
쇼핑몰 옷장사에서 자신이 생기자 김씨의 관심은 오프라인으로 옮아갔다.
2003년 3월 김사장은 홍대 앞을 지나다가 벼룩시장에 눈길이 갔다.
"누구든지 자리세 없이 물건을 팔 수 있다"는 말에 바로 장사를 시작했다.
신문지 두장 크기 자리에서 3시간을 일해 첫 날 올린 매출이 7만원.
"몇 천원짜리 옷을 파는 주변 상인과 달리 세트로 구색을 맞추고 가격을 과감하게 높인 것이 먹혀 들었습니다."
하지만 노점상은 너무 힘들었다.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365일 쉴 틈 없이 거리에 나와야 했고 여름 장마철에는 팔던 옷이 비에 젖어 못 팔게 된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너무 고달파서 좀 덜 벌더라도 지붕이 있는 곳에서 장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김씨는 10평 남짓한 2층 가게를 권리금없이 임대했다.
이곳이 '비단 1호점'이다.
현재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가 50만원,일평균 1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씨는 점포를 낸 후에도 인터넷 쇼핑몰 일은 계속했다.
2004년 초가을 벨벳 소재의 트레이닝 패션이 유행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품생산에 제동이 걸렸다.
트레이닝복 생산 공장이 거의 대부분 중국에 있었는데 이들이 중국의 최대 명절인 쌍십절(10월10일)을 맞아 생산을 중단해 버렸다.
김씨는 이틀 밤낮을 수소문한 끝에 국내 공장을 찾아낼 수 있었다.
사장을 설득시켜 3일 만에 트레이닝복 500장을 만들어 경쟁업체에 앞서 출시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여러 가게들과 거래를 틀 수 있었고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이 때 번 돈이 비단 2호점을 내는 밑거름이 됐다.
2호점은 1호점보다 큰 25평 규모에 보증금 1억원,권리금 3500만원에 월세는 500만원에 얻었다.
주말에는 400만원,평일에는 200만원 가까이 매출을 올린다.
청바지공장 '다니엘'의 박미경 사장(46)은 김씨와 4년간 거래를 하고 있다.
박 사장은 "김정은씨는 '신용'과 '정직'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금 김 사장의 가장 큰 꿈은 해외에서 '한국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뉴욕에 가면 기모노 스타일,차이나 스타일은 있지만 한국 스타일은 없어요.
한국 스타일이라고 말 했을 때 사람들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디자인이 없는 거죠."
김 사장은 한국 스타일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외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얼마 전부터 중국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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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쇼핑몰 충고 >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는 고객의 주문량을 확인한 다음 사입을 해야한다.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고객들은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재고가 쌓이기 쉽다.
다른 사이트 모니터링도 꾸준히 해야 한다.
아무리 독특한 상품이라도 흐름에서 벗어나면 고객에게 외면당할 수 있다.
고객 타깃을 정확히 정해야 한다.
고객들이 쇼핑몰 사이트에 가입할 때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과 맞기 때문이다.
컨셉트를 자꾸 바꾸게 되면 고객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제품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올려야 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치마의 경우 허리둘레와 키에 따라 치마 밑단이 무릎의 어느 위치까지 오는지도 고객들이 궁금해 부분이다.
제품의 재질은 확대 사진을 찍어 고객들이 알아보기 쉽게 해야 한다.
배송 전에 제품 이상을 발견했을 때는 고객과의 통화를 통해 배송 날짜가 미뤄지더라도 다시 물건을 구해 보낼지 여부를 정해야 한다.
온라인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배송 날짜에 민감하기 때문에 배송기일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재방문율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미대를 졸업하고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쳤던 경험밖에 없었다.
네티즌의 주문을 받고 직접 옷 배달까지 했지만 정작 다음 날 은행 계좌에 돈이 안 들어온 적도 여러 번.
온라인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홍대 앞 벼룩시장에 좌판을 펴고 옷장사를 몸으로 익혔다.
이젠 옷가게를 두 개씩이나 운영하는 제법 성공한 여사장으로 불린다.
'비단'1,2호점 사장 김정은씨(35)는 온라인에서 사업을 시작해서 오프라인에 정착시킨 소자본 창업의 모델케이스다.
2002년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김씨 가족 앞에 남은 것은 2억원의 빚 뿐이었다.
생계가 막막해진 김씨가 고민끝에 선택한 것은 창업비가 거의 들지 않는 인터넷 비즈니스였다.
그해 11월 김씨는 200만원을 들여 여성의류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씨는 매일 밤 용인 수지에서 서울 동대문시장까지 물건을 사러 갔다.
당시 1살과 3살이었던 두 아이들을 돌보느라 낮에는 집을 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는 택시비가 아까워 PC방에서 밤을 새기가 일쑤였다.
김씨는 '제품의 차별화'와 '마케팅 기법'에 중점을 뒀다.
상품 구성은 기본 구색보다는 '무조건 특이한 것'으로 밀고 나갔다.
사이트에 한 번을 들러도 손님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게 만들었다.
애기 엄마들이 자주 찾는 분유회사 홈페이지에 '돈 안드는 광고성 글'을 몰래 올리기도 했다.
제재가 들어오면 홈페이지 관리인이 퇴근한 저녁시간부터 출근하는 아침시간까지만 광고글이 올라가 있도록 했다.
고생 끝에 첫 달 올린 순이익만 108만원.
인터넷 쇼핑몰 문을 연지 4개월 만에 매출이 800만원까지 올라갔다.
쇼핑몰 옷장사에서 자신이 생기자 김씨의 관심은 오프라인으로 옮아갔다.
2003년 3월 김사장은 홍대 앞을 지나다가 벼룩시장에 눈길이 갔다.
"누구든지 자리세 없이 물건을 팔 수 있다"는 말에 바로 장사를 시작했다.
신문지 두장 크기 자리에서 3시간을 일해 첫 날 올린 매출이 7만원.
"몇 천원짜리 옷을 파는 주변 상인과 달리 세트로 구색을 맞추고 가격을 과감하게 높인 것이 먹혀 들었습니다."
하지만 노점상은 너무 힘들었다.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365일 쉴 틈 없이 거리에 나와야 했고 여름 장마철에는 팔던 옷이 비에 젖어 못 팔게 된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너무 고달파서 좀 덜 벌더라도 지붕이 있는 곳에서 장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김씨는 10평 남짓한 2층 가게를 권리금없이 임대했다.
이곳이 '비단 1호점'이다.
현재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가 50만원,일평균 1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씨는 점포를 낸 후에도 인터넷 쇼핑몰 일은 계속했다.
2004년 초가을 벨벳 소재의 트레이닝 패션이 유행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품생산에 제동이 걸렸다.
트레이닝복 생산 공장이 거의 대부분 중국에 있었는데 이들이 중국의 최대 명절인 쌍십절(10월10일)을 맞아 생산을 중단해 버렸다.
김씨는 이틀 밤낮을 수소문한 끝에 국내 공장을 찾아낼 수 있었다.
사장을 설득시켜 3일 만에 트레이닝복 500장을 만들어 경쟁업체에 앞서 출시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여러 가게들과 거래를 틀 수 있었고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이 때 번 돈이 비단 2호점을 내는 밑거름이 됐다.
2호점은 1호점보다 큰 25평 규모에 보증금 1억원,권리금 3500만원에 월세는 500만원에 얻었다.
주말에는 400만원,평일에는 200만원 가까이 매출을 올린다.
청바지공장 '다니엘'의 박미경 사장(46)은 김씨와 4년간 거래를 하고 있다.
박 사장은 "김정은씨는 '신용'과 '정직'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금 김 사장의 가장 큰 꿈은 해외에서 '한국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뉴욕에 가면 기모노 스타일,차이나 스타일은 있지만 한국 스타일은 없어요.
한국 스타일이라고 말 했을 때 사람들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디자인이 없는 거죠."
김 사장은 한국 스타일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외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얼마 전부터 중국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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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쇼핑몰 충고 >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는 고객의 주문량을 확인한 다음 사입을 해야한다.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고객들은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재고가 쌓이기 쉽다.
다른 사이트 모니터링도 꾸준히 해야 한다.
아무리 독특한 상품이라도 흐름에서 벗어나면 고객에게 외면당할 수 있다.
고객 타깃을 정확히 정해야 한다.
고객들이 쇼핑몰 사이트에 가입할 때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과 맞기 때문이다.
컨셉트를 자꾸 바꾸게 되면 고객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제품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올려야 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치마의 경우 허리둘레와 키에 따라 치마 밑단이 무릎의 어느 위치까지 오는지도 고객들이 궁금해 부분이다.
제품의 재질은 확대 사진을 찍어 고객들이 알아보기 쉽게 해야 한다.
배송 전에 제품 이상을 발견했을 때는 고객과의 통화를 통해 배송 날짜가 미뤄지더라도 다시 물건을 구해 보낼지 여부를 정해야 한다.
온라인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배송 날짜에 민감하기 때문에 배송기일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재방문율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