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9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접전지인 대전으로 내려가 지원유세에 돌입했다.

투표를 하루 앞둔 30일에는 제주를 방문해 막판 표몰이에 나선다.

박 대표가 선거전 막판 '투혼유세'에 나섬에 따라 이들 접전지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대표는 이날 피습사건 이후 9일 동안 입원했던 세브란스 병원에서 인사말을 통해 "저의 상처로 우리나라의 모든 상처가 봉합되고 대한민국이 하나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어 승용차를 이용해 대전을 찾는 등 퇴원 첫날부터 강행군을 벌였다.

박 대표는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실을 격려 방문한 뒤 대전 중구 은행동에서 지원유세를 벌였다.

박 대표는 거리유세에서 "여러분의 염려와 걱정 때문에 이렇게 퇴원해서 뵙게 되었다.

큰 소리로 인사드리고 호소드리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점 이해해주기 바란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대표는 30일엔 제주를 방문해 현명관 제주지사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선거 당일인 31일에는 지역구인 대구로 내려가 투표할 계획이다.

박 대표가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구,접전지 유세에 나선 것은 지방선거 석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때마다 보여준 박 대표 특유의 승부 근성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박 대표가 퇴원하면서 피습 당시 입었던 감색 바지 정장과 주황색 블라우스 차림을 하고 나타난 것도 이 같은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박 대표는 "당 대표이자 선대위원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될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유세 참여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가 대전·제주행에 나섬에 따라 이 지역의 막판 판세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시한 전까지 실시된 조사에서 대전과 제주는 각각 열린우리당과 무소속 후보가 우세를 보였지만 박 대표 피습사건 이후 한나라당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편 박 대표는 열흘 가까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인지 얼굴이 핼쑥해진 모습이었고,오른쪽 뺨에 난 상처에는 치료용 테이프를 붙인 상태였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로비에는 '박사모' 회원 200여명과 환자 시민 취재진 등 7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양준영·김유미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