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다섯 번째 '한국선수 챔피언'을 탄생시킨 미국 LPGA투어 코닝클래식(총상금 120만달러)은 대회 전부터 한국 선수들끼리 우승 다툼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고 최후의 승자는 한희원(28·휠라코리아)이었다.

투어 상금랭킹 상위권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캐리 웹(호주) 크리스티 커,줄리 잉스터(이상 미국)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이 불참한 가운데 미국 뉴욕주 코닝CC(파72·길이 6062야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이미나(25·KTF) 장정(26·기업은행),그리고 한희원이 번갈아 리더보드 상위권을 점령하며 우승 다툼을 벌였다.

3라운드까지는 장정이 3타차 선두여서 무난하게 통산 2승째를 올리는 듯했다.

그러나 최종일 사정은 달랐다.

장정이 뜻밖의 OB를 낸 끝에 4오버파의 부진을 보이며 우승 경쟁에서 탈락한 반면 6타나 뒤처져 있던 이미나가 6언더파를 치며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최근 4개 대회에서 연속 '톱5'에 든 한희원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17,18번 홀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수확,4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이미나와 동타를 이루며 연장 돌입에 성공한 것.

한국 선수들끼리 연장전을 벌인 것은 올 들어 세 번째다.

승부의 세계에서 같은 한국 선수라도 양보는 없었다.

연장 첫 번째,두 번째,세 번째 홀을 파로 비긴 두 선수의 희비는 네 번째 홀인 8번 홀(파4)에서 갈렸다.

이미나가 그린 미스 끝에 3m 파세이브 퍼트를 실패하고 보기로 홀아웃하자 두 번 만에 볼을 그린에 올린 한희원은 편안하게 파를 잡으며 길고 긴 승부를 마감했다.

2001년 미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한희원의 이번 우승은 지난해 10월 오피스디포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이다.

투어 통산으로는 5승째.

최근 5개 대회 연속 '톱5'의 상승세를 이어갔고 우승 상금 18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받아 단숨에 상금랭킹 3위(70만여달러)로 올라섰다.

지난 2월 필즈오픈 우승 이후 한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던 이미나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

시즌 첫 우승을 노렸던 장정은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7위로 뒷걸음질 쳤다.

'부활' 조짐을 보였던 박세리(29·CJ)는 공동 34위(5언더파 283타)를 차지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