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상권은 명품의상,가구 등 인테리어,고급 음식점,성형외과 등 '삶'을 장식하는 코디네이터들의 집결지다.

개점 두 달 된 커피전문점을 찾았다.

매장관리자는 "구매력이 높은 여성 중년 고객들이 많은 만큼 입소문이 중요하다" 며 "이곳은 이전에 웨딩숍이 있었던 자리"라고 말했다.

정작 모임공간이 부족했던 탓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이 매장은 40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하루 평균 고객은 250명 선.주말에는 가족과 연인들로 400명까지 늘어난다.

청담 상권의 특징은 유동인구가 적고 외제차 일색이라는 점이다.

○평범함과 거리가 멀수록 인기

1991년 개장,최근엔 로스앤젤레스에도 두 개의 지점을 낸 '케익하우스 윈' 은 제조공장이 바로 지하에 있다.

매장관계자는 "다른 제과점보다 30~40% 비싸지만 한 번 들른 고객은 단골이 된다"고 전했다.

자체 개발한 '생과자 세트' 는 3만원 전후의 가격에도 꾸준히 나간다.

하루 평균 고객은 200명 선,매출은 300만원 정도.

흔히 고품격 신사복 매장으로 알려진 마에스트로도 청담동의 트렌드와 딱히 들어맞진 않는다. LG상사 박종혁 소장은 "마에스트로 주고객은 주로 LG그룹 계열사 직원들이고 순수 청담 상권 고객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가구 등 명품 인테리어 수입 판매업체인 웰즈(Wellz) 홍보담당 이나승씨는 "고객 집까지 방문해서 거실 등의 마감재,구조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고객만족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볼 수 없는 질감과 라인의 소파 커튼 카펫 조명 등을 전문지식을 가진 직원들이 상담에서부터 구매,사후관리까지 책임진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500평 매장에 지하 1~3층은 쇼룸,옥상은 야외 정원으로 꾸며 놨다.

그는 "주 고객은 20~30대 전문직 종사자나 40~50대가 절반씩"이라며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지출액)는 100만원에서,소파 식탁 등 여러 품목을 조합해서 구매하는 경우 4000만~5000만원까지 간다"고 전했다.

단지 가구를 파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디자인과 문화를 파는 곳이다.

○청담의 상징,명품숍

압구정로를 따라선 명품관들. 명품들의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깃발을 꽂은 매장이란 의미로,단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고 문화,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단독건물 숍)이다.

한 여성 전용 숍 매니저는 "눈치 안 보고 조용한 공간에서 쇼핑하려는 40~50대 상류층 고객을 상대한다"며 "하루 평균 2~3명의 고객이 오고,월 매출은 1억원을 조금 넘는다"고 말했다.

보통 한 고객이 2~3벌을 구입하는데 객단가는 1000만원 정도.

VVIP 고객의 경우 한 시즌(3개월)당 7000만~8000만원을 쓰기도 한다고.고객 서비스로 경조사까지 챙기는 것은 기본이고 골프 등 취미생활부터 미용까지 총체적으로 관리한다.

페라가모 홍보팀 이치석 과장은 "여기는 명품이 살아 숨쉬는 걸 고객에게 보여주는 상징적 거리" 라고 말했다.

객단가는 40만원서부터 500만~600만원까지 다양하다.

그는 "신상품이 백화점보다 먼저 들어오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이를 먼저 알리고,카탈로그 송부 등 관리에 힘쓴다"고 설명했다.

매장들 간의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다.

모 브랜드 수입업체 마케팅팀 관계자는 "몇몇 매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자"라며 "할인 등 가격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청담동 명품 고객의 절반은 상류층,절반은 유흥업소 종사자"라고 귀띔했다.

명품 숍들은 저녁 7시를 전후로 쇼윈도의 조명만을 남겨놓은 채 문을 닫아 대로변은 어두워진다. 밤이 깊어지면 이면에 산재해 있는 바와 클럽에 연예인 등 '청담동 애호가'들이 집결한다.

○상권 자체가 디자인,여성 마음을 잡아야

레스토야키 (레스토랑+로바다야키) '安'.2001년 과일칵테일 바로 압구정에 'F.A.S 安'을 연 후 청담동에는 2003년 퓨전 레스토랑으로 진출했다.

3층 300평 매장에 56개의 테이블,평균 테이블 단가는 4만원 정도다.

일 평균 150~200명의 손님이 찾는다.

매장관리 고상호 차장은 "6개월마다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안내책자,상품권 발송 등으로 고객을 관리한다" 고 전했다.

그는 "손님의 70%가 여성" 이라며 "중국 태국 이탈리아 등 각국의 손맛과 노하우를 끊임없이 배우기 위해 매장 직원들의 연수가 의무화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퓨전 음식점 '토브' 는 청담동 주택가 한 가운데 위치해 있다.

축구선수 안정환의 처남이 운영하는 곳이다.

파인애플소스 훈제연어,요플레 크림새우,은대구 감자구이 등 여심(女心)을 자극하는 메뉴가 가득하다.

코스의 가격대는 2만4000~6만원.점주 이석원씨는 "낮에는 여성 손님이 8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1,2층 180평 매장에 90개의 테이블,일 평균 고객은 100여명이다.

와인바 만큼이나 다양한 와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고급 와인을 시키기 시작하면 테이블 단가는 3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레스토랑과 함께 갤러리와 디자인센터,스파와 미용실,바와 음식점 등이 한 건물에 들어서 있는 것도 청담동의 특징.성형외과도 청담동의 메인 업종이다.

압구정동까지 190여개를 헤아리는 성형외과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더(The) 성형외과 김수철 원장은 "많은 날엔 하루 5~10건의 수술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양보다 질"이라며 "청담동은 주로 직장여성을 대상으로 건당 500만원인 턱,광대뼈 등의 시술에 집중한다"고 전했다.

압구정 상권(한경 4월17일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청담 상권에 대해 양쪽 모두를 즐긴다는 직장인 선지수씨(29·여)는 "압구정과는 격이 다르다"고 총평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