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열정을 우주에서 태우고 싶다."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3일 한국 최초의 우주인에 도전장을 내 화제다. 정 명예회장은 올해 67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해 말까지 2명의 후보를 최종 선발하는 이번 우주인 공모에 최고령 도전자로 기록됐다.

선발 기준은 외국어와 전공 건강 3개 분야지만 정 회장은 스스로 "우주인 후보가 되기 위한 세 박자를 두루 갖췄다"고 호언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 주변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 회장은 '타고난 건강체질'로 유명하다. 요즘에도 자전거를 타고 전국 오지(奧地)를 돌며 자연을 만끽하고,주말이면 등산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그는 "내 체력은 20~30대 못지 않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 정도로 건강관리에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고,그만큼 자신감도 갖고 있다.

지인(知人)들이 전하는 정 회장의 체력 유지 비결은 적절한 음주와 육류 섭취다. 정 회장이 가장 즐기는 음식은 탕수육과 곰탕 등 고기가 들어간 음식이라고 한다. 술에 관해서도 '애주가'란 평을 듣고 있다. 위스키를 특히 좋아하는데 얼음을 섞어 마실 때 얼음이 바뀌면 당장 달라진 맛을 가려낼 정도다.

외국어 부문에선 미국 컬럼비아대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한 엘리트로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경험한 덕분에 영어에 능통하다. 전자공학,산업공학 등을 전공해 전문성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우주인 후보에 나만큼 적합한 사람은 드물다"는 정 회장의 말이 단지 큰 소리 만은 아니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정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69년 삼성전자에 입사,삼성전자와 삼성전관(현 삼성SDI) 사장,삼성물산 부회장,삼성항공 부회장을 거친 삼성의 대표적 이공계 CEO였다. 삼성을 나온 뒤엔 조선호텔과 신세계 회장을 지냈다. 과연 정 회장이 한국인 최초 우주인이란 타이틀과 함께 '제3막 인생'을 화려하게 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