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발명품을 절대 얕보지 마세요.

' 서울 묵동초등학교 4학년 김재훈군(10)은 독특한 토스터를 개발,서울시 학생 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김 군은 이 발명품으로 실용신안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형과 함께 자주 빵을 구워 먹는 김 군은 매번 같이 먹을 우유를 데우고 프라이팬에 계란 프라이를 하는 것이 번거로워 한꺼번에 계란과 빵,우유를 조리할 수 있는 새로운 기기를 만든 것이다.

일반 토스터를 눕혀 옆면이 위로 가게 한 후 톱으로 네모 모양의 구멍을 뚫고 우유 컵을 세울 공간을 만들었다.

이어서 특수 제작한 소형 프라이팬을 빵 굽는 구멍 중 하나에 삽입,기존 토스터의 열원(熱原)으로 우유와 계란,빵을 모두 1분30초 만에 요리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관악구 봉천7동 낙성대공원 옆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에서 제28회 서울시 학생 과학 발명품 경진대회를 열고 생활과학1·2,학습용품,과학완구,자원재활용 등 5개 부문에서 각 지역 교육청 예선을 통과한 본선 출품작 138점을 선보였다.

중앙대 부속고교 1학년 이재혁군(16)은 열전반도체 냉각소자를 활용해 차량용 냉·온식 콘솔박스를 만들었다.

운전석 팔꿈치 부분의 콘솔박스에 음료수나 우유병 등을 넣으면 온도가 유지된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프레온 가스와 냉장고에 들어가는 컴프레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집 근처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타이어에 기본 틀을 연결해 만든 '유아용 말그네'(김민식·을지초 5년),일정량 이상의 눈이 비닐하우스 위에 쌓이면 무게 감지 센서가 이를 파악,비닐하우스 지붕 위의 열선이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꿔 눈을 녹여주는 '폭설대비 비닐하우스'(김동찬·삼성중 2년),좌변기에 앉아서 소변을 보는 남성들을 위해 좌변기 내부에 아크릴 원형(돔)과 소변 찌꺼기 세척장치를 설치한 '말끔이 좌변기'(조윤재·충암고 3년),칫솔질한 횟수를 표시해주는 '숫자 메모리 칫솔'(유희은·태강삼육초 1년) 등은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스프링 달린 스펀지를 활용해 물파스처럼 톡톡 두드리며 사용하는 '쏟아지지 않는 스킨 병'(윤라영·난곡중2년),손잡이에 마이크로 소자를 넣어 광고판을 만든 '돈벌어 주는 쇼핑카트 손잡이'(변상일 한산중3년),가방 끈 끝부분에 컴퓨터 자수로 눈금을 새겨 넣어 가방이 기울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균형 도우미 가방끈(서유락 서울대사범대부속초) 등도 눈길을 끌었다.

유경식 서울시과학전시관 기획조사부 교육연구사는 "최근 대학 입시에서 이공계 진학을 회피하는 추세가 역력해서인지 발명에 관심을 갖는 학생 수도 예전보다 다소 줄어들었다"면서도 "여전히 놀라운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지고 직접 발명에 나서는 청소년이 많다"고 말했다.

유 연구사는 "교사와 학부모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발명은 아이의 지능 발달과 적성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는 30일까지 계속되는 전시회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7일 동안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