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정보기술(IT) 관련 부품·장비주가 최근 전반적으로 급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파이컴 등 일부 업체는 '독야청청'한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24일 증시에서 반도체 검사장비업체인 파이컴은 2.16% 오른 1만4200원에 마감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 초 대비 16.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많은 IT부품주의 주가 급락으로 코스닥지수가 6%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신규 주력제품인 반도체검사카드인 멤스(MEMS)카드의 고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반도체 검사장비업체인 리노공업도 1분기 영업이익률이 40%에 육박하는 등 고수익성을 이어가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지난달 초보다 9% 오른 상태다.

LCD관련주 중에는 백라이트유닛(BLU) 업체인 이라이콤의 주가 상승이 돋보이고 있다.

이라이콤은 이날 장중 7900원까지 올라 52주(1년) 신고가를 경신했으며,1.29% 오른 7850원에 마감됐다.

삼성전자에 휴대폰용 BLU를 공급하는 이라이콤은 삼성전자의 LCD모듈 사업 확장 수혜를 받으면서 올해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LCD용 편광필름 업체인 에이스디지텍은 중국 BOE-OT 등 해외 업체들로부터 수주에 성공한 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강세를 보였다.

식각액 등 LCD와 반도체 재료를 만드는 테크노세미켐도 이달 초 1분기 깜짝실적을 내놓은 뒤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강윤흠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LCD 등 IT업황은 원화강세 등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IT 부품주와 장비주는 실적과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주가가 차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분야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단가인하 압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꾸준한 이익을 내거나,최근 신제품을 개발해 신규 납품을 시작한 경우 또는 매출처가 다변화된 IT부품·장비주는 전체 업황에 관계없이 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선임연구원은 "실적이 꾸준한 IT부품·장비주는 최근 주가가 올랐지만 고평가 영역에 도달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불안한 장세의 투자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들어 자산운용사들이 대형주는 내수주로 대응하면서 중·소형주는 실적 호전 가능성이 높지만 저평가된 IT주를 저가 매수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며 "올 예상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7~8배인 IT부품·장비주도 매수대상에 포함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