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락장에서 배당주펀드가 선전하고 있다.

고배당 우량주 위주로 분산 투자하는 배당주펀드는 2004년까지만 하더라도 박스권 장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상승장 이후 일반 성장형 펀드에 비해 상대수익률이 저조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허남권 신영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주가가 많이 빠져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종목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배당주는 하락장에서 주가 하방경직성도 뛰어나 약세장에서는 배당주펀드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배당주펀드 수익률 상위 진입

SEI에셋의 '세이고배당주식형'은 2003∼2004년 횡보장에서 연간 각각 5.47%,27.54%의 높은 수익률을 내며 주식형펀드 중 단연 1위를 차지했지만 최근 1년 수익률은 31.67%로 시장평균 수익률 40.16%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올 들어 하락장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다시 수익률 상위로 올라섰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75%로 성장형펀드 중 상위 3% 안에 들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35% 하락했다.

신영투신의 '프라임배당적립식주식'도 최근 1년 수익률이 35.85%로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06%로 상위권에 진입했다.

알리안츠운용의 'AGI-고배당주식펀드'도 최근 3개월 수익률이 4.95%로 상위 6% 안에 포함됐다.

이 밖에 신영투신의 '신영고배당주식',미래에셋투신의 '미래에셋3억만들기배당주식',우리자산운용의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대투운용의 '클래스원배당60주식' 등도 단기 수익률에서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오재환 SEI에셋 상무(CIO)는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배당주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분위기였으나 지난 4월부터 약세장으로 돌아서면서 다시 자금이 순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배당주펀드 빛 볼까

허남권 본부장은 "유가 환율 금리 등 글로벌 변수로 세계증시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올해 국내 증시도 지루한 박스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상승장에서는 배당주펀드의 상승률이 가장 낮았지만 올해는 거꾸로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배당주는 급락장에서 떨어지더라도 주가 복원력이 강하다"며 "올해 일반 성장형펀드보다는 배당형 가치주펀드가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오재환 상무도 "배당주펀드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배당금의 재투자를 통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춰 나중에 상승장에서 더욱 높은 수익을 거두는 효과를 낸다"며 "최근 주가가 많이 빠져 있는 만큼 지금 배당주펀드에 가입하는 게 멀리 보면 높은 수익을 내는 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아직 높은 주가 수준으로 시장 평균 배당수익률이 낮은 만큼 수익률 기대치를 다소 낮출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허 본부장은 "배당주펀드에 편입하는 주식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4% 안팎으로 금리수준과 비슷하지만 배당을 재투자하는 복리개념으로 생각하면 장기투자시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다"며 장기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