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주 이틀 새 10%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던 인도 증시의 센섹스지수는 22일에도 장중 한때 10% 이상 급락하며 1만포인트 아래로 추락,2년여 만에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되며 한시간 동안 거래가 정지됐다.

일부 해외 증권사들은 인도 증시가 약세장으로 추세 전환할 가능성이 커 보유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인도펀드 가입자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2∼3년 이상 장기 투자할 계획이라면 단기급락에 동요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단기차익을 노리고 거치식으로 뭉칫돈을 넣은 투자자들은 환매도 신중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센섹스지수 한때 1만선 붕괴

뭄바이 증권거래소는 이날 장중 센섹스지수가 10.16% 급락하면서 9826포인트대로 주저앉자 거래정지 조치를 내렸다.

센섹스지수는 지난 18일과 19일 각각 6.8%와 4.0% 급락하며 1만10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22일에는 456.84포인트(4.18%) 떨어진 10,481.77에 마감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발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급락세를 보인 인도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급락을 주도하고 있다.

뭄바이증시 시가총액의 15%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인도 주식을 5억5000만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인도의 경제 성장과 증시 활황이 대규모 해외자금의 유입에 의해 이뤄진 만큼 자금유입세가 둔화될 경우 충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은 "일본의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되면 인도와 같은 경상수지 적자국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1차 아시아증권포럼에서 "인도 주식시장은 세계적 투기세력이 집결한 곳"이라며 "가치평가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가격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어 거품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인도펀드 수익률도 급락

당장 인도증시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피델리티인디아포커스'와 'HSBC인도주식형'은 지난 19일 기준으로 1주일 수익률이 마이너스 12∼13%대로 추락했다.

1개월 수익률도 9%대의 손실을 입고 있다.

미래에셋의 인도펀드들도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6%대로 떨어졌다.

권순학 미래에셋투신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적립식으로 가입할 경우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가 가입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거치식으로 거액의 자금을 한꺼번에 투자한 가입자라면 단기손실을 견딜 수 없다고 판단되면 환매도 고려해야 한다"며 "최소 3년 이상 목표로 적립식으로 가입한 경우라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우 대표는 "인도증시의 경우 국내 증시와 상관관계가 약 80%로 높아 선진국펀드에 비해 분산효과는 떨어진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완·박해영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