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금융 시장에 민감한 영향을 주는 산업활동 동향 등 5대 월간통계 발표 시간을 주식 시장이 열리고 있는 오후 1시30분으로 변경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통계청은 직원들이 아침 일찍 대전 청사에서 과천 청사로 올라와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데 불편이 있고 발표 시점을 늦추면 조간 신문에 보도가 더 많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5대 통계 발표 시간을 현행 오전 7시30분에서 오후 1시30분으로 늦추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5대 월간통계에는 △산업활동 동향 △서비스업활동 동향 △고용 동향 △소비자물가 동향 △소비자전망 조사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통계청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금융시장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전략팀장은 "2년 전 통계 내용의 사전 유출을 막고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통계 발표 시간을 개장 전인 오전 7시30분으로 바꿨던 통계청이 이제 와서 다시 원위치시키겠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고유선 연구위원도 "주식 시장이 열리기 전에 통계가 발표되면 그 영향이 시가에 반영된 채 시장이 시작되겠지만 장중 놀라운 뉴스가 나오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에서 주요 통계는 장외 시간에 발표하는 게 관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은 노동부와 상무부가 발표하는 국내총생산(GDP) 물가 등 주요 지표를 동부 표준시간 기준으로 개장 전인 오전 8시30분께 발표하고 일본도 주요 경제 지표를 장이 열리기 직전인 오전 8시50분께 발표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