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대해부] (23) 연신내 ‥ 소비.유동인구 한계 '주택가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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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연신내는 1970~80년대엔 서울 서북부 중심 상권의 하나였다. 1970년대 강남이 뜨기 전 은평구는 서울 중산층 샐러리맨들의 중심 주거지역이었다. 당시 연신내 상권은 전도유망했었다. 은평구 주민 외에도 원당 일산 파주 금촌 등 인근 경기도 지역까지 포괄하는 상권으로 번창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이 지역의 중산층이 서서히 강남과 목동 과천 등지로 빠져나가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이어 1990년대 초 은평구에 인접한 경기도 고양시에 일산신도시가 건설돼 백화점 할인점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그 여파로 연신내 상권은 정체상태에 빠져들었다.
이제 연신내 상권은 은평뉴타운 건설 등으로 도약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현재 연신내는 서울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의 환승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고 하루 유동인구는 7만여명으로 집계된다.
연신내 상권의 특징은 '쇼핑'과 '먹자'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로변에는 60여개에 달하는 의류 로드숍이 즐비하다. 이면도로와 샛길 골목에는 밥집 횟집 술집 노래방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김장희 한울부동산 공인중개사(48)는 "새벽까지 사람들이 북적인다"며 "옷집과 술집은 서로 공생관계"라고 설명했다.
여성의류 '아나카프리'의 김태경 대표(49)는 "동네 장사치고는 짭짤하지만 은평구 밖에서 오는 고객이 전무하다시피 해 큰 장사는 안된다"고 밝혔다.
25평 매장은 보증금 6000만원에 권리금이 2억원이며 월 임대료는 300만원,월 매출은 4000만원 선이다.
"주차 시설이 협소한 게 문제입니다.
구청의 주차 단속도 잦은 편이죠."
"퓨전 스타일의 안주가 인기인 도심 유흥가와는 달리 여기는 골뱅이 같은 고전적인 안주가 잘 나가요." 1999년부터 3층 규모의 호프집 '좋은 세상'을 운영하고 있는 이진우 사장(38)은 고객 연령대가 의외로 넓다고 말했다. 70~80년대 '친구따라 강남가는 기회'를 놓친 주민들과 90년대 초반 일산신도시 이주 기회마저 놓친 토박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덕분에 주말에는 40~50대 등산객 고객이 늘어난다.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지출액)는 9100원이며 피크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입니다."
연신내는 유난히 학교가 많은 지역이다.
반경 1㎞ 내에 초·중·고교가 스무 곳 가까이 된다.
하교 시간이면 어김없이 연신내 상권은 교복 입은 학생들로 가득하다.
맥도날드 2층에서 친구와 학원 숙제를 하고 있던 고등학생 조예진양(17)은 "팬시점 같이 구경할 데가 많아서 학교 끝나면 습관적으로 연신내에 들른다"고 말했다.
"겉 보기엔 역세상권 같지만 사실 여기는 주택가 상권입니다." 고진철 롯데리아 연신내점 점장(30)은 고객 구성을 주부 40%,학생 40%,기타 20%로 분석했다.
다른 지역 매장보다 테이크 아웃의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놀토'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습니다.
애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니 유동인구가 줄었죠. " 연신내점의 매출은 서울시내 130개 매장 중 20등 정도.
연신내 로데오거리와 먹자골목을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재래시장인 연서시장과 주상복합 메트로타워가 나온다.
메트로타워 1층에서 한 켤레에 만원짜리 신발을 구입한 장복희씨(57)는 북한산으로 등산을 갔다 오는 길이었다.
"싼맛에 연신내 로데오거리에서 쇼핑을 즐깁니다." 메트로타워 내 점포는 1층부터 아직 공실이 꽤 눈에 띄었다.
연신내에는 아파트가 드물다.
2001년에 지어진 총 69가구의 극동 메트로타워 42평의 경우 매매가는 3억3000만원 선이다.
연신내 지역은 다세대주택의 진열장같다.
이곳에서 20여년간 부동산 중개업을 해온 박기철씨(63)는 "70~80년대 은평구는 중산층의 대표 주거지로서 단독주택의 천국이었고 품위도 있었는데 10여년 전 정부가 주택 공급물량을 늘린답시고 단독주택을 다세대-다가구로 개조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동네 모습이 바뀌었다"면서 "평균 소비 수준이 중산층에 못미친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그러다가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이 지역의 중산층이 서서히 강남과 목동 과천 등지로 빠져나가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이어 1990년대 초 은평구에 인접한 경기도 고양시에 일산신도시가 건설돼 백화점 할인점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그 여파로 연신내 상권은 정체상태에 빠져들었다.
이제 연신내 상권은 은평뉴타운 건설 등으로 도약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현재 연신내는 서울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의 환승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고 하루 유동인구는 7만여명으로 집계된다.
연신내 상권의 특징은 '쇼핑'과 '먹자'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로변에는 60여개에 달하는 의류 로드숍이 즐비하다. 이면도로와 샛길 골목에는 밥집 횟집 술집 노래방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김장희 한울부동산 공인중개사(48)는 "새벽까지 사람들이 북적인다"며 "옷집과 술집은 서로 공생관계"라고 설명했다.
여성의류 '아나카프리'의 김태경 대표(49)는 "동네 장사치고는 짭짤하지만 은평구 밖에서 오는 고객이 전무하다시피 해 큰 장사는 안된다"고 밝혔다.
25평 매장은 보증금 6000만원에 권리금이 2억원이며 월 임대료는 300만원,월 매출은 4000만원 선이다.
"주차 시설이 협소한 게 문제입니다.
구청의 주차 단속도 잦은 편이죠."
"퓨전 스타일의 안주가 인기인 도심 유흥가와는 달리 여기는 골뱅이 같은 고전적인 안주가 잘 나가요." 1999년부터 3층 규모의 호프집 '좋은 세상'을 운영하고 있는 이진우 사장(38)은 고객 연령대가 의외로 넓다고 말했다. 70~80년대 '친구따라 강남가는 기회'를 놓친 주민들과 90년대 초반 일산신도시 이주 기회마저 놓친 토박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덕분에 주말에는 40~50대 등산객 고객이 늘어난다.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지출액)는 9100원이며 피크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입니다."
연신내는 유난히 학교가 많은 지역이다.
반경 1㎞ 내에 초·중·고교가 스무 곳 가까이 된다.
하교 시간이면 어김없이 연신내 상권은 교복 입은 학생들로 가득하다.
맥도날드 2층에서 친구와 학원 숙제를 하고 있던 고등학생 조예진양(17)은 "팬시점 같이 구경할 데가 많아서 학교 끝나면 습관적으로 연신내에 들른다"고 말했다.
"겉 보기엔 역세상권 같지만 사실 여기는 주택가 상권입니다." 고진철 롯데리아 연신내점 점장(30)은 고객 구성을 주부 40%,학생 40%,기타 20%로 분석했다.
다른 지역 매장보다 테이크 아웃의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놀토'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습니다.
애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니 유동인구가 줄었죠. " 연신내점의 매출은 서울시내 130개 매장 중 20등 정도.
연신내 로데오거리와 먹자골목을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재래시장인 연서시장과 주상복합 메트로타워가 나온다.
메트로타워 1층에서 한 켤레에 만원짜리 신발을 구입한 장복희씨(57)는 북한산으로 등산을 갔다 오는 길이었다.
"싼맛에 연신내 로데오거리에서 쇼핑을 즐깁니다." 메트로타워 내 점포는 1층부터 아직 공실이 꽤 눈에 띄었다.
연신내에는 아파트가 드물다.
2001년에 지어진 총 69가구의 극동 메트로타워 42평의 경우 매매가는 3억3000만원 선이다.
연신내 지역은 다세대주택의 진열장같다.
이곳에서 20여년간 부동산 중개업을 해온 박기철씨(63)는 "70~80년대 은평구는 중산층의 대표 주거지로서 단독주택의 천국이었고 품위도 있었는데 10여년 전 정부가 주택 공급물량을 늘린답시고 단독주택을 다세대-다가구로 개조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동네 모습이 바뀌었다"면서 "평균 소비 수준이 중산층에 못미친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