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아베 신조는 한국계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적극 지지하는 내셔널리스트인 그의 조상이 한국 사람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신간 '슬픈 열도'(김충식 지음,효형출판)는 김옥균 역도산 심수관 김달수 등 일본 속 '한국 핏줄'들의 이야기를 파헤친 책이다.

동아일보 도쿄지사장을 역임한 저자는 일제강점기에 열도로 건너간 '조센진'부터 임진왜란 때 포로로 잡혀간 한인(韓人)에 이르기까지 섬나라의 텃세 속에서 흘렸을 그들의 피와 눈물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그는 '시마구니 곤조'(섬나라 근성)가 일본과 일본인을 규명하는 핵심단어라며 친일·반일·극일의 경계를 오간 인물들의 운명과 한·일 간의 굴곡진 관계까지 폭넓게 비춘다.

한국인임을 철저히 숨기고 일본의 영웅 역도산으로 살아야 했던 북한 출신 김신락,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외상으로 패전 후 천황제를 지켜내 일본인의 추앙을 받는 조선 도공의 후예 도고 시게노리 등 '영원한 이방인'들의 빛과 그림자가 책에 농축돼 있다.

332쪽,98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