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 과정 중 불순물을 제거하는 세정공정에서 물을 사용하지 않고 이산화탄소(CO₂)를 활용하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기존 물을 사용하는 방식에 비해 에너지를 60% 절감할 수 있고 2010년께면 시장 선점에 따라 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자원부는 서강대 유기풍 교수(화학생명공학과·사진) 연구팀이 신성이엔지 동우화인켐 등 반도체 장비 업체들과 함께 '초임계 상태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패턴 웨이퍼 건식 세정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유 교수는 "상용화를 위한 기반기술까지 성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재 국내외 반도체 장비 업체와 상업용 장비 개발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세정은 순도 99.9999%의 물에 각종 화학물질을 섞어 불순물을 제거하는 습식 세정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고순도의 물을 만들고 세정 후 폐수를 처리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먹히는 단점이 있었다.

또 높은 표면장력과 점도로 침투력이 낮은 물의 특성 때문에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세정에 어려움이 더해지는 것이 이 방식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

유 교수팀이 개발한 '건식 세정기술'은 액체와 기체의 중간 상태(초임계) 이산화탄소를 활용,순도 높은 물을 만들 필요가 없으며 폐수 발생 없이 재순환 사용이 가능하다.

또 기체의 장점을 활용,집적도가 높아져도 충분한 세정이 이뤄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유 교수는 이와 관련,"집적도가 200~400나노미터급에서는 습식 세정이 가능하지만 2010년께 45나노미터 수준으로 낮아지면 습식 세정 자체가 불가능해 대부분 건식 세정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자부는 이 기술로 인해 우선 에너지 절감 효과가 연간 1380억원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기술개발에 따른 시장 선점으로 초임계 세정장비 중 박리 장비만을 기준으로 2010년께면 수출 증가 1590억원,수입 대체 2730억원 등 모두 4000억원 이상의 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연구팀의 한 관계자는 "상용화 진척 및 다른 장비에 활용,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팽창 등을 감안하면 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