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PGA투어에서 드라이빙 거리와 페어웨이 안착률,그린 적중률(정규타수에 볼을 그린에 올리는 비율)의 추이는 어떨까.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가 지난 10년간 이 세 부문의 통계(평균치)를 낸 결과 1997년부터 올해 4월 마스터스까지 10년 동안 미PGA투어프로들의 드라이빙 거리는 20.6야드 늘었다.

매년 평균 2야드씩 증가한 셈.

반면 티샷 페어웨이 안착률은 같은 기간 68.6%에서 60.4%로 8.2% 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이 비율은 60%를 간신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14개홀 중 8∼9개홀에서만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군다는 의미다.

거리가 늘어났음에도 까다로운 코스세팅 탓인지 그린 적중률은 큰 변동이 없었다.

1997년 64.9%였는데 올해 역시 그 수준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페어웨이 안착률이다.

특히 최근 1∼2년엔 페어웨이 안착률이 매년 2% 포인트 정도 급락하고 있다.

왜 그런가.

타이거 우즈,비제이 싱,필 미켈슨 등 톱랭커들과 올 들어 폭발적 장타력을 선보이고 있는 신인들을 중심으로 '더 많은 거리'를 내려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선수들은 "30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듯이,어프로치샷에서도 4번아이언이 8번아이언보다 그린을 미스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든 러프든 최대한 멀리 보낸 뒤 짧은 클럽으로 어프로치샷하는 것이 그린 적중률을 높여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든다는 요지다.

우즈는 2004년 싱이 '대부분 파4,파5홀에서 드라이버를 잡는 공격적 전략'으로 9승을 거둔 데 자극받아 그해 말 드라이버를 교체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헤드크기 410㏄에 길이 43.5인치짜리를 썼으나 460㏄,45인치로 바꾼 것.

우즈는 그 덕분인지 거리가 2004년 301.9야드에서 2005년에는 316.1야드로 14야드나 늘어났다.

미켈슨도 2004년 말 드라이버를 바꾼 뒤 지난해에는 '300야드 클럽'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공격적인 티샷을 하고 있다.

올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인들은 더욱 그렇다.

'장타신인 3인방'으로 불리는 부바 왓슨,J B 홈스,카밀로 비예가스는 각각 320.2야드,312.6야드,307.3야드로 장타랭킹 1,2,6위에 올라 있다.

그들의 상금랭킹은 각 77,25,22위로 신인치고는 높은 편이다.

지난주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첫승을 거둔 브렛 웨트릭도 평균거리 308.8야드로 장타랭킹 4위에 상금랭킹은 16위에 올라 있다.

미PGA투어에서는 티샷을 최대한 그린 가까이에 갖다놓은 뒤 동반자들보다 짧은 클럽으로 어프로치샷을 해 버디를 잡는 패턴이 주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