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스타일을 지켜나가면 다시 한번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태극 전사들을 이끌고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던 거스 히딩크 호주 대표팀 감독이 4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려면 한국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은 17일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히딩크 재단과 미국 피자업체 파파존스 간 자선 사업 후원 조인식에 참석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독일 월드컵을 앞둔 아드보카트호에 조언을 부탁하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월드컵 경험이 많아 조언이 필요없다"면서 "다만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한국 고유의 플레이 스타일을 지켜나가라"고 말했다.

그는 "2002년처럼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면서도 스포츠맨십을 발휘하는 기품있는 한국 스타일을 고수하라. 그러면 4년 전처럼 세계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과 기억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히딩크 감독의 애제자 중 하나인 이영표(토튼햄)도 지난 14일 대표팀 소집에 합류하면서 "본선 상대국인 프랑스와 스위스 대표 선수들은 모두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내 개인적인 유럽 경험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가장 한국적인 게 상대를 꺾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히딩크 감독은 한일월드컵 때부터 성장 과정을 지켜와 온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해서는 "PSV 에인트호벤에 입단했을 때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 했지만 이제는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빅리거가 됐다"며 "처음 봤을 때는 수줍음 많은 청년이었는데 이제는 많이 성숙해졌다"고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호주 대표팀의 독일 월드컵 본선 첫 경기인 일본전에 대한 각오를 묻자 "모든 경기를 이기고 싶다.

특히 첫 경기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일본은 32년 만에 본선에 오른 호주보다 월드컵 경험이 많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한.일 간의 관계를 익히 잘 안다는 듯 "한국의 명예시민으로서 꼭 이기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국민에게 "이젠 홈에서 열린 4년 전 월드컵처럼 직접 참여하기는 힘들고, TV 등을 통해 경기를 보며 응원하리라 생각한다"면서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열심히 응원하면서 경기를 즐기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