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교의 틀을 거두고 바라보면 예수는 붓다이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며, 진리 안에서 자유롭고 평안하여 범사에 기뻐하고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그것이 붓다가 말하는 화엄경의 자리이타(自利利他)이다."


(우희종 교수·서울대)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는 선불교의 역설에서 일체의 우상을 파괴하여 초찰,초연하려는 무위진인(無位眞人)의 자유정신을 보게 됐다."

(김경재 교수·한신대)


오는 19일 서울 정동 성공회 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열릴 '제1회 불자-기독자 교수 공동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내용이다.

학술대회의 주제는 '인류의 스승으로서 붓다와 예수'.불교신자인 우 교수는 미리 내놓은 발제문 '불자가 본 예수-삶의 자세와 십자가의 의미'에서 삶의 지표로서 예수와 붓다의 위대성을 조명한다.

그는 "예수는 자존하는 진리로서의 하느님이 관계 복원을 위해 자신을 못박아 진정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준,사랑의 하느님 자신이자 진리의 발현"이라고 '십자가 사건'의 성격을 규정한다.

그러면서 "예수와 붓다가 서로 손을 잡고 우리 삶 속에 살아있는 진리를 펼쳐 갈 때 모두의 행복한 삶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학자인 김 교수는 '기독교에서 본 붓다'를 주제로 한 발제문에서 "붓다의 가르침은 기독교를 풍성하게 해준다"고 했다.

불교가 구원사 중심으로 편향된 실재관을 유기체적 실재관으로 보완해주고 기독교의 선택구원론을 보살의 대비정신이 보완해준다는 것.

김 교수는 또 "현실을 긍정하는 대승기신론을 읽음으로써 이원론적 세계관을 극복할 수 있었고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여래장 사상은 원죄설로 인간성을 어둡게 본 신학적 인간학의 균형을 잡아 주었다"며 두 종교의 상호보완적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또 이만(동국대·불교학) 이정배(감신대·종교철학) 교수가 '스승으로서 붓다'를 주제로 발표하며 최영실(성공회대) 최종석(금강대) 김윤성(한신대) 최준식(이화여대) 교수 등이 논찬자로 참여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