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잿물(가성소다)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한화석유화학 LG화학 삼성정밀화학 등 국내 대기업 3곳이 검찰로부터 각각 수천만원대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한승철)는 16일 국내 양잿물 가격을 다른 업체들과 함께 세 차례에 걸쳐 국제 시세보다 높게 올린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한화석유화학을 5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한화석유화학과 함께 가격을 담합한 LG화학과 삼성정밀화학도 각각 벌금 30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이들 3개사는 지난해 10월 양잿물 가격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됐었다.

이번에 이들이 검찰에서 부과받은 벌금은 2004년 가격 담합 혐의로 고발됐던 국내 시멘트 업체(7개사,5000만~2억원)와 철강 생산업체(3개사,5000만~7000만원)들에 이어 공정거래 사건과 관련해 세 번째로 많은 액수다.

양잿물은 수산화나트륨(NAOH)으로 만들어진 화학적 물질로 비누나 페인트 등을 만드는 데 쓰이며 한 해 국내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3개사는 2002년 10월 양잿물 도매 및 소매가격을 국제 시세보다 높은 kg당 각각 125원과 132원을 받기로 공모하는 등 2004년 9월까지 모두 세차례에 걸쳐 양잿물 가격을 12.1~33.4% 높게 받은 혐의다.

지난해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서도 이들 3개사는 국내 수요를 초과하는 양잿물 물량을 수출로 돌려 국내 가격 인하를 막아 국내 소비자들에게 300억원가량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당시 이들 3개사를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에 고발 조치했고 나머지 동양제철화학 백광산업에는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었다.

과징금 규모는 △한화석유화학 33억100만원 △LG화학 16억2600만원 △삼성정밀화학 12억4900만원 △동양제철화학 1억7800만원 △백광산업 1억4600만원이었다.

정인설·김현예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