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의 강세가 증시 급락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실제로 증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선 철강업종이 7%가량 폭락하는 등 달러당 7위안대로 진입한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한 우려감이 장을 짓눌렀다. 2004년 4월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긴축시사 발언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차이나쇼크' 때에 못지 않은 충격이다.

포스코가 이날 7% 급락하는 등 최근 3일 동안 12.9% 떨어지며 위안화 강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화학 소재 원자재 등 중국 관련주들도 대부분 큰폭으로 하락했다. 위안화 강세가 중국의 경기를 둔화시켜 한국 기업의 대중국 수출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대중국 수출품목 중 92%가 원자재나 중간재가 차지하고 있다.

주상철 대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철강 전자부품 석유화학 등 소재 관련업종은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예상대로 위안화가 연 5%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평가절상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강세를 선반영하며 원화 가치가 이미 상당부분 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달러당 8위안이 무너진 지난 15일 이후 원화 환율이 오히려 오름세(원화가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통화정책의 중심이 본래 타깃인 위안화와 엔화로 점차 옮겨가면서 원화나 대만달러화는 오히려 약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위안화와 엔화를 제외한 아시아국 통화는 이미 고평가됐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원화가 강세 움직임에서 이탈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걱정과 달리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변하지 않는다면 위안화 가치가 5% 오를 경우 대중국 수출은 13억6000만달러,10% 절상시는 24억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진단했다.

조용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이 성장동력을 수출에서 내수소비로 전환시키고 있어 위안화 강세가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을 강화시켜 우리 기업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미 휴대폰,PDP,LCD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중간재나 원자재 수출감소에 따른 영향은 최소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