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장관은 이날 팩스로 각 후보들에게 보낸 질의서에서 "만약 후보들께서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되신다면 지역주민의 건강증진과 국가 정신보건의료의 발전을 위해 국립서울병원을 △현재 위치에서 재건하실지 △서울시내 다른 부지로 이전하실지 △서울 외곽의 별도부지로 이전해야 하실지를 25일까지 보건복지부로 통보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라고 질의했다.
국립서울병원은 1962년 설립된 정신병원으로 시설이 노후화돼 89년 현대화사업을 계획됐고,95년부터 재건축 등이 추진됐으나 지역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이전과 재건축사업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 때문에 이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묻는 것 자체가 지역주민들의 투표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선거개입 행위로,선거중립을 표방해야 할 장관으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측 관계자는 "국립서울병원 재건축 문제는 복지부가 재건축을 결정했으나 재건축 허가권을 갖고 있는 광진구청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입장을 묻는 것일 뿐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주선 서울시장 후보는 브리핑을 통해 "유 장관이 선거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팩스로 서신을 보내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입장을 강요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유 장관의 이런 태도는 정책 협조는커녕 오만하고 고압적인 정책협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