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7월부터 조세회피지역을 통해 국내 증시에 투자된 외국 자본에 과세키로 함에 따라 이들 자금의 이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진 데다 조세회피지역 자금에 대한 과세로 규제 리스크까지 더해진 만큼 외국인들이 보수적인 매매동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케이맨군도,말레이시아 라부안,룩셈부르크,버뮤다,버진아일랜드,바하마 등 6개 지역에 서류상 본사(페이퍼 컴퍼니)를 둔 펀드 중에서 지난 3월 말 기준 5% 이상 대량 보유 및 변동 보고서를 제출한 큰손은 총 44개로 집계됐다. 또 이들이 보유한 종목 수는 유가증권시장 37개,코스닥시장 68개 등 총 105개에 달했다.

국적별로는 케이맨군도 국적의 애머랜스LLC가 14개 종목 주식 927억원어치를 갖고 있다. IHQ 태창 한국콜마 동원 케너텍 인피트론 이모션 삼일 네스테크 기가텔레콤 등이 주요 보유종목이다. KT&G에 5986억원을 투자한 아이칸파트너스와 120억원 규모의 한국포리올 주식을 보유한 조호펀드도 케이맨군도 국적 소속이다.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피델리티펀드는 메리츠화재 코리아써키트 현대미포조선 계룡건설 한국금융지주 YBM시사닷컴 티에스엠텍 코아로직 등 10개 종목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바하마에서는 템플턴글로벌이 경영참가 목적으로 KT 지분 7.78%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부가 과세 대상을 최소화할 방침이어서 외국인 동요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정된 국제조세조정법에는 25% 이상 보유 주주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실제 소득이 발생한 국가에서 원천징수토록 돼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