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대외불안 요인과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올해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900원 선으로 떨어질 경우 경제성장률은 4%로 낮아지고,국제유가마저 7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2% 전후의 위기국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연평균 기준으로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58∼68달러,원·달러환율은 960원 선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큰 만큼 성장률 전망치인 4.8%를 그대로 유지했다.

○현재 고유가는 극복 가능한 수준

삼성경제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에 비해 지나치게 하락한 데다 원화절상에 따른 무역 및 경상수지 흑자 감소로 환율 하락 압력이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환율은 960원 선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상승률과 석유소비의존도 등을 고려할 때 과거 1,2차 오일쇼크 때보다 충격이 적을 것으로 진단했다.

지금의 국제유가는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각국의 비축유 방출과 유가 상승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세 둔화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유가급등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경우 국내 경제는 2005년 성장률(4.0%)보다 다소 높은 4.8%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연구소는 전망했다.

○환율급락시 충격 훨씬 클 듯

미국이 민간소비 위축을 우려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일본과 유럽은 올해 두세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삼성연구소는 예상했다.

위안화가 10% 절상되거나 '제2플라자합의'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급격한 달러 약세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900원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성장률은 4%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6%를 넘어선 상황(6.2%)에서 연평균 4%로 둔화된다는 것은 향후 경기하락 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을 뜻한다.

유가마저 연평균 78달러(두바이유 기준)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환율이 연평균 960원 선을 유지하더라도 성장률이 2% 안팎으로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경우 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란 핵문제가 군사적 충돌이나 호르무즈 해협봉쇄 등 극단적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경제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삼성연구소는 우려했다.

전영재 삼성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발생 확률이 낮더라도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기업과 소비 심리가 악화되지 않도록 향후 정책 초점을 대내외 위험관리와 경기회복세 유지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