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투자에 환율 비상이 걸렸다.

달러기준 수익률과 원화기준 수익률 차이가 10%포인트까지 벌어졌고 환차손 때문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한 펀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환율 하락(원화 강세) 영향으로 주요 해외뮤추얼(역외)펀드의 원화기준 수익률이 투자통화기준 수익률에 비해 10%포인트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에너지관련주에 집중 투자하는 '메릴린치 뉴에너지펀드'는 달러기준 올 수익률이 43.28%로 국내 해외펀드 중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원화로 환산하면 33.19%로 낮아진다. '피델리티인도네시아'(달러),'메릴린치유럽이머징펀드'(유로)도 투자통화기준 수익률은 40%대이지만 원화수익률은 30~31%로 9.9%포인트가량 낮다. 또 '메릴린치 월드마이닝''피델리티 차이나포커스''M&G 유럽스몰컴퍼니즈' 등 수익률 상위에 오른 펀드들도 일제히 9%포인트가 넘는 환차손을 입고 있다.

환차손 영향으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펀드도 적지 않다. '슈로더 글로벌테크펀드'와 '메릴린치 일본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7.17%,6.19%로 양호하지만 원화기준으로는 -0.38,-1.29%로 원금을 손해보고 있다.

해외펀드 투자시 지금처럼 원화강세가 지속될 때는 환헤지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현철 한국펀드평가 연구위원은 "국제금융시장에서 기조적인 달러약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펀드가입시 선물환을 통해 헤지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해외펀드 중 국내운용사가 운용하는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자체적으로 환율변동 위험을 헤지해 큰 문제가 없다.

외국운용사의 해외뮤추얼펀드에 가입할 때는 창구에서 환헤지를 요청하고 선물환 계약서를 작성하면 된다. 선물환 계약은 1년 단위로 체결한 뒤 필요에 따라 재계약을 통해 연장하는 방식이 보통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