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의 화려함에 비추어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권으로 흔히 이대앞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대앞에선 임대료 부담을 못 견디고 망해나가는 점포가 줄을 잇지만 새로 뜨는 브랜드의 입점 대기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임대료는 언제나 강세일 수밖에 없다. B잡화점 창업자 K씨의 경우를 보자. 그는 현재 서울 건대입구역,노원역,신림역과 함께 이대앞까지 4곳에서 직영 또는 위탁 형태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건대입구역 노원역 신림역점의 한달 매출은 대략 5000만~9000만원 정도이고 가게의 월 임대료 부담은 300만~400만원 선.이에 비해 이대역점은 한달 매출이 3000만원이지만 임대료는 800만원에 달한다.

K씨는 가게를 매물로 내놓았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이대상권에서 장사할 만한 곳은 이대 정문에서 신촌역사 쪽으로 난 이화여대길 도로변 정도"라고 말했다.

월 임대료가 부담이 300만원 이하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는 "매출은 2호선 이대역 부근 대로변이 최고지만 월 임대료 부담이 대략 600만~700만원 선이어서 웬만큼 벌어서는 임대료 내기도 벅차다"고 덧붙였다.

이화여대길에는 아직 유명 브랜드 체인점이 드물다.

따라서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라도 개성이 뚜렷하고 유행에 민감한 의류나 잡화를 취급한다면 경쟁력이 있다.

이곳에선 압구정 로데오와는 달리 가격이 너무 비싸면 밀린다.

헤어숍이나 네일아트 등 서비스 업종은 점포 수가 과다한 편이어서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여름이 성큼 다가온 점을 감안,매물을 당장 구할 수 있다면 생과일 주스나 아이스크림점도 유망하다.

화장품전문점이나 여성속옷 가게도 이화여대길에는 드문 편이어서 유망 업종으로 꼽을 수 있다.

이대역 2,3번 출구에서 이대 정문까지의 도로변은 명동과 마찬가지로 유명 브랜드 의류,화장품,드럭스토어,패스트푸드 업체들의 경연장이다.

이익에 관계없는 안테나숍이 즐비하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재빨리 감지,이를 제품을 만들 때 반영하기 위한 매장이란 뜻이다.

이 구역에는 패션 업종이 주력이고 음식점은 패스트푸드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최근 BBQ계열의 구슬김밥 1호점이 '예스 에이피엠'상가 부지 맞은편 도로변에 생겨 눈길을 끌고 있다.

장영학 구슬김밥 사업본부장(상무)은 "에이피엠 상가가 내년 상반기 준공되면 점포 임대비용이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미리 점포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피엠 상가가 문을 연 이후 인근 도로변 상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이 구역 상인들의 관심사다.

이대역 1번 출구에서 신촌쪽 대로변은 유명 브랜드 체인점이 절대 다수다.

임대료 수준이 에이피엠상가 부지쪽 도로변에 버금가는 까닭에 개인 점포는 매물이 많이 나오는 편.

에이피엠 상가 부지 뒤쪽에 형성된 이면골목은 10,20대 수요를 겨냥한 저가 패션 상가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소비자들의 수요 파악,상품 공급 채널 확보,박리다매형 영업 노하우 등 삼박자가 맞아야 장사할 수 있는 곳이어서 패션업종은 초보자가 하기 힘들고 차라리 소규모 매장을 구해 테이크아웃 샌드위치나 커피점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