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중간 점검한 결과 고유가와 환율하락 여파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주들이 부진한 반면 건설 은행주들은 내수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견조한 이익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중 4월말까지 1분기 실적을 공시한 71개사(전년 동기대비 비교 가능한 기업대상)의 전체 영업이익은 6조7851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2% 감소했다.

반면 매출액은 75조3035억원으로 5.1% 늘었다.

순이익은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자수익과 부동산 처분 등에 따른 특별이익이 늘면서 6% 증가했다.

예상대로 전기전자업종의 실적은 부진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조614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LG전자도 영업이익이 1906억원으로 32% 줄었다.

철강과 석유화학업체들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다.

포스코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6%와 48% 감소했다.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25% 줄었다.

화학업체 가운데 LG화학과 LG석유화학은 영업이익이 각각 53%와 39% 축소됐다.

반면 은행 건설 등 내수업종은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건설주 가운데 GS건설은 영업이익이 53%나 증가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이 밖에 삼성테크윈 삼성물산 LG카드 고려아연 대웅제약 등도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기업 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의 정일영 리서치팀장은 "2분기 이후 저점을 탈출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면서 "다만 주요 IT업체의 실적이 회복되더라도 2004년 피크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라는 점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파트장은 "2분기에도 IT와 소재 등 주요 수출업종의 상대적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조선 유틸리티 제약 섬유업종 등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