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TV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30인치대가 주도해 온 LCD TV 시장이 급격히 40인치대로 넘어가고 PDP TV는 50인치대 비중이 늘어나는 등 디지털TV 시장에 '소비 대형화' 바람이 일고 있다.

반면 지난해 2월 야심차게 출시했던 슬림형 브라운관 TV는 판매량과 점유율이 감소하며 디지털TV 매장에서 '계륵' 신세로 전락할 처지다.

1일 업계와 유통점에 따르면 지난달 40인치대 LCD TV 판매량이 처음으로 30인치대를 앞질렀다.

하이마트 집계 결과 4월 둘째주 들어 40,42인치 LCD TV 판매비중이 30인치대를 4% 앞선 것.국내 시장에 LCD TV가 출시된 후 일선 매장에서 40인치대가 30인치대보다 많이 팔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에는 30인치대 비중이 40인치대의 두 배에 달했으나 삼성전자(40인치)에 이어 LG전자가 42인치를 본격적으로 쏟아내면서 40인치대 판매량이 3개월 새 300% 늘었다.

뒤늦게 40인치대 시장공략에 나선 LG전자의 3월 LCD TV 출하량 중 42인치 비중은 45%로 30인치대의 50%에 육박했다.

이와 함께 PDP TV는 50인치로 옮겨가는 추세다.

그동안 PDP TV는 42인치가 주도했으나 최근에는 50인치 판매비중이 두 배나 증가했다.

하이마트에서는 전체 PDP TV 중 50인치 판매 비중이 연초 11%였으나 4월 현재 25%까지 늘었다.

소비자들이 대형 LCD·PDP TV를 선호하는 것은 업체들의 경쟁적인 가격인하와 월드컵 특수 덕분.지난 1년 새 40인치대 LCD TV 가격이 30%나 떨어지면서 실제 200만원대에서 살 수 있다.

50인치 PDP TV도 같은 기간 150만원 정도 가격이 하락해 일선 매장에서는 출고가보다 40만∼50만원 싼 300만원 후반대에 구입할 수 있다.

지난해 2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경쟁적으로 선보인 '슬림형 브라운관 TV'는 출시 1년을 맞아 판매세가 꺾이고 있다.

같은 기간 값이 뚝 떨어진 32인치 LCD TV와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현재 삼성과 LG의 32인치 슬림형 TV 출고가격은 120만원 선으로 작년 초 170만원이었던 32인치 LCD TV와의 가격 차이가 80만원 선으로 좁혀졌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