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대출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금리인상의 일시 중단을 시사한 것은 향후 국제금융시장의 변화를 알리는 의미있는 시그널로 보여 주목된다. 중국은 경기연착륙을 유도하고 미국은 경기급락 위험을 축소한다는 자국내 목적도 있겠지만 대외적으로 보면 중국과 미국이 양국의 심각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환율조정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중국 등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유연한 환율조정을 명시적으로 강조했던 선진7개국(G7) 회의가 끝난 뒤 얼마 안돼 나왔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중국과 미국 간 금융정책의 묵시적 공조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經常收支) 적자에서 나타나듯 미국과 중국의 불균형은 크게 확대된 상황이고 이것이 전 세계 경제 불균형의 핵심이 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 한 국제금융시장은 물론 원자재시장의 불안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상의 기반을 다진다는 측면에서 금리인상에 나섰고,미국은 금리인상 중단 시사로 자연스럽게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해석은 충분히 제기될 만하다. 미국이 중국의 금리인상에 대해 시장의 힘을 반영하려는 긍정적 조치라고 환영하고 나선 것은 이 해석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전제하에 금리정책 변화를 도모하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달러화 약세-위안화 강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80년대 중반 미국 무역적자의 주범으로 간주됐던 일본의 엔화에 대한 플라자 협정과 같은 맥락(脈絡)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원화의 동반절상 압력이 어느 정도일지, 또 중국의 성장속도 변화 등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미 환율하락,고유가 등으로 경기둔화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정책당국으로선 국제금융시장 변화를 더욱 주시(注視)하지 않으면 안된다. 콜금리 등 금융통화정책 또한 이런 변화를 감안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리고 수출기업들은 앞으로 비가격경쟁력을 높이지 않는 한 국제경쟁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비상한 각오로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