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만나온 이성 친구가 있습니다.

동성 못지 않은 우정을 간직하며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1년 전 친구가 이혼을 하면서 관계가 약간 미묘해졌습니다.

친구는 전처와 성격차이로 3년간 살다가 헤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제게 많이 의지했고 만나는 횟수도 부쩍 많아졌습니다.

약간의 연애감정도 생겼고요.

대학원을 마친 저와는 달리 그는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미래를 준비 중입니다.

아직 기반을 잡지 못했지만 현실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그의 인격과 가능성을 믿습니다.

가능하다면 그의 사회활동을 돕고 싶습니다.

그런데 둘의 감정을 나름대로 확인했다고 생각하는 저와는 달리 그는 한사코 교제를 거부합니다.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는 거 보고 싶다"는 식으로 자신과 나 사이를 일부러 분리해서 말하곤 합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코치=좋아하는 감정을 애써 누를 필요는 없습니다.

10년을 만나면서 님은 상대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고 확고한 결정이라고 보입니다.

조건에 맞춰 결혼했다가 실패한 커플들을 수없이 봤습니다.

조건이 서로 맞는다는 만족감은 유효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함께 있을 때의 충만함,현실보다는 미래를 보는 믿음,상호 지원,존경과 신뢰가 있는 두 분은 참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이혼남이고 조건이 상대적으로 안 좋은 그 분 입장에서는 님과 사귀는 것 자체를 지나친 욕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이혼의 상처가 커서 결혼은 생각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감정에 충실하고 싶은 님의 마음은 잘 알겠지만 그 분의 생각도 존중해줘야 합니다.

한 번 사랑에 실패하고 나면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는 것이 두려워집니다.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상대방이 스스로 이혼 후유증을 극복하고 다시 고개를 들어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하십시오.

그러면 두 분의 관계도 정리가 될 겁니다.

설령 그 분과 맺어지지 못하더라도 10년지기 친구를 포기하지 마십시오.

내 남자는 아니더라도 인생에서 좋아하는 이성친구 하나 정도 갖고 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움말=최윤정 '좋은만남 선우'

수석 데이트코치 www.datecoach.com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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