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가운데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투신권이 언제쯤 다시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투신권은 주식형펀드 일부 환매 등의 영향으로 최근 7일간(17∼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600억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냈다.

모처럼 매수에 가담한 25일의 경우에도 프로그램 매수를 뺀 순매수액은 250억원에 불과했다.



김상백 한국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환매 자금 마련 영향으로 투신권이 수세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며 "장 흐름으로 봤을 때 2분기 후반이나 3분기에 접어들면 매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매 요구에 몸사리는 투신권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신권은 기본적으로 펀드 자금 흐름에 따라 방향이 정해질 수밖에 없는데 최근 흐름에선 환매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기 어렵다"고 밝혔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전체적으로 주식형펀드 환매 요구가 있는 데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넘어서면서 추가 매수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펀드를 환매하는 투자자는 적립식펀드보다는 고액 거치식 가입자가 주류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3일 34조9716억원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4일 잔액은 34조4350억원으로 3주 새 5680억원이나 빠졌다.

업계에서는 적립식펀드로 매달 꾸준히 들어오는 자금을 감안할 경우 지난주에만 5000억원 안팎의 환매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 장기 추세는 낙관, 3분기까지 기다린다

하지만 투신권은 환매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펀드 자금 유입 및 증시 상승 추세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봉 CJ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유가나 환율 불안 등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하반기 1600에서 1650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00조원에 달하는 가계 금융자산 중 상당부분이 투자시장으로 넘어올 것이라는 점에서 펀드 자금 흐름도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본부장은 "결국 고민은 지수가 700에서 1400까지 너무 급하게 오르면서 조정다운 조정이 없었다는 데 있다"며 "현재 지수 수준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식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으로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한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백 한국운용 본부장은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어 당분간 지수가 횡보할 수 있지만 3분기에는 매수 타이밍이 올 것"이라며 "적립식펀드 투자자라면 상관없지만 거치식 투자자의 경우 당분간 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투자 유망주로는 장기 투자 매력이 큰 자산주(허남권 본부장)나 환율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업종별 우량주(김상백 본부장)를 추천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