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후보는 없으니 상식선에서 의원 이름을 써내세요.

구체적인 투표내용 공개는 없습니다.'

열린우리당이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위해 25일 도입한 당내 선거방식의 핵심 내용이다.

열린우리당은 내달 1,2일 이틀간 당 소속 의원 142명 전원에게 의장으로 적합한 후보 1명의 이름을 써내게 하는 추천투표를 실시,여기서 가장 많이 거명된 의원을 의장후보로 추대하기로 했다.

비공개 원칙에 따라 누가 몇 표를 얻었는지는 공개하지 않는다.

여당이 이런 '이상한' 안을 들고나온 데는 나름의 고민이 있다.

당내 교통정리가 쉽사리 이뤄졌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중진인 김덕규 국회 부의장과 임채정 의원이 막판까지 한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공개 경선이 자칫 엄청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도부가 머리를 싸맨 끝에 내놓은 고육책이다.

당과 상대 후보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지만 나라의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을 너무 희화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장 국회주변에서는 "복잡한 당내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자칫 코미디로 비쳐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