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수단으로서 부동산 인기는 여전하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잇달아 부동산 관련 세금을 크게 올리면서 이젠 부동산보다 우량 주식이 더 유망 투자대상이라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가계에서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르고 있어 투자다변화 차원에서도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은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종 대표주나 안정적인 이익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명품' 주식에 투자할 경우 장기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파트보다 주식투자가 낫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세금을 감안할 경우 현 시점에선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게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미 집을 한채 갖고 있는 사람이 재테크 목적으로 10억원짜리 강남 아파트를 빚없이 추가 구입했다고 하자.집값이 연평균 10%씩 올라 5년 후 16억원으로 불어났을 경우 5년간 물게 된 보유세와 매각시 부과되는 양도소득세 등을 감안하면 실제 연평균 수익률은 4.26%에 불과하다.

만약 현재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인 40% 수준에 맞춰 4억원을 대출받아 투자했다면 수익률이 3.86%로 더 떨어진다.

반면 주식은 과거 14년간 연평균 상승률(5.6%)보다 낮은 5% 정도만 매년 상승한다고 해도 배당수익률을 더하면 연평균 6.9%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강남 아파트의 경우 연평균 상승률이 최소 15% 정도는 돼 10억원짜리가 5년 뒤 20억원으로 두 배 올라야만 주식 투자 수익률과 비슷해진다"며 "현재의 세금 구조하에선 부동산 투자의 매력이 주식보다 낮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표기업 추천

그렇다면 부동산을 대신해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장기투자할 만한 주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우선적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간판주들이 꼽혔다.

삼성전자는 가장 많은 12개 증권사로부터 추천을 받았고 현대차도 10곳이 장기투자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금융 음식료 등 내수업종의 대표주들도 다수 포함됐다.

은행주 중에선 국민은행이 10개 증권사의 추천종목 리스트에 올랐고 증권과 보험주에선 각각 삼성증권과 삼성화재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유통 및 음식료 관련주 가운데선 신세계 롯데쇼핑 KT&G 농심 등이 장기유망 종목으로 주목을 받았다.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바이오 및 제약주인 LG생명과학 유한양행 녹십자 등도 '러브콜'을 받았다.

이 밖에 독점적 전력공급자인 한국전력과 현대건설 GS건설 등의 건설주들도 유망종목 추천명단에 들었다.

코스닥종목 중에선 NHN이 4곳으로부터,LG텔레콤이 1곳으로부터 각각 추천을 받았다.

◆EPS 연속 증가 종목에 관심을

명품 주식의 가장 확실한 기준은 뭐니뭐니해도 꾸준히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다.

단기 모멘텀을 쫓지 않고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에게 '실적'만큼 확실한 지표는 없기 때문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주당순이익(EPS)이 3년 혹은 그이상 추세적으로 호전되는 기업이라면 경기흐름에 상관없이 성장세를 이어갈 확실한 기술이나 제품을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기업이 진정한 의미의 성장주이며 장기보유할 가치가 있는 주식"이라고 말했다.

정 부장은 이 같은 기준에 따라 대물림해도 좋을만한 명품 주식으로 에스원 오뚜기 계룡건설 신세계 태평양 등을 꼽았다.

에스원과 오뚜기는 10년 연속 EPS 증가세를 유지해 왔으며 신세계와 태평양도 내수경기 부침에 관계없이 EPS가 끊임없이 증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주가도 장기적인 상승세를 유지해온 종목이다.

신세계의 경우엔 1998년 59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이 7년 만에 4378억원으로 무려 74배가 늘어났다.

정영완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과거 실적이 반드시 미래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막연히 우량주를 사서 묻어두기보다는 주기적으로 매수 종목의 미래가치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