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났다.

두 나라 정상은 20일(현지시간) 위안화 절상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노력하겠다'와 '이해한다'는 등의 외교적 수사 외에는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두 나라 간 가장 큰 현안은 위안화 절상과 무역불균형 해소 방안이었다.

미국은 이를 위해 의회가 보복관세 부여 법안에 대한 표결을 연기하면서까지 중국측의 성의를 기대했지만 후 주석은 "환율제도 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절상 요구가 무산됨에 따라 위안화 환율은 21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8.0170위안으로 전날(8.0135)보다 0.0035위안 올랐다.

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재개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기는 했다.

그러나 후 주석은 '대화와 타협' 및 '당사국의 유연한 입장'을 강조,금융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미국에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벌어진 공식 환영식에서는 좀처럼 있을 수 없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환영식 진행자는 중국의 국가 연주를 소개하면서 중국의 호칭인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 대신 대만 국호인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으로 표현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례를 범했다.

이어 후 주석이 답사를 시작하자 카메라 기자석에 있던 40대 중국 여성이 "파룬궁(法輪功) 탄압을 중지하라"는 등의 고함을 5분간 질러댔다.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병리학 의사 왕원 이(47)로 밝혀진 이 여성은 중국 정부의 파룬궁 탄압 등 중국 관련 뉴스를 다루는 '에포크 타임스'라는 신문의 기자 신분으로 백악관의 임시 출입증을 얻어 행사장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