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핵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해 파문이 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임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란에 대한 핵 공격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란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거친 추측'이라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해왔다.

하지만 이날 발언으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금씩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에 대해 "침략자들이 우리를 공격하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핵 갈등으로 이날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5월물이 71.35달러,6월물이 73.09달러까지 치솟는 등 불안한 양상이 지속됐다.

미국이 정말로 이란을 침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란의 전력이 이라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점에서다.

이란의 방공망은 훨씬 더 견고하고 공격 목표인 핵 관련 시설들이 산재해 있으며,지하 깊숙이 건설돼 있어 공격이 쉽지 않다.

게다가 이란이 미사일을 이용,이스라엘과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기지 등을 공격하고 미국과 미국인들을 상대로 한 자살폭탄 공격도 감행할 수 있다고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경고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의 군사 장비가 낡았지만 페르시아만 일대 원유 수송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만큼 여전히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이라크 전쟁이 3년 넘게 지지부진한 가운데 국제 유가와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중동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 조성될 반미 감정,국내 반전 여론 고조 등도 부시 행정부가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기 힘든 요인으로 꼽힌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