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하나 뿐인 지역보다 여러 업체가 경쟁하는 지역의 케이블TV 수신료가 더 싼 것으로 조사됐다. 시청자가 볼 수 있는 채널수도 독점지역보다 경쟁지역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전국 77개 방송구역,199개 케이블TV업체(SO)의 2004년 6월 자료를 기준으로 경쟁지역과 독점지역의 수신료,시청자에게 제공되는 채널수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독점지역(44개 구역,53개 업체)의 월 평균 수신료는 6642원으로 경쟁지역(33개 구역,66개 업체)의 5787원보다 14.8%(855원) 비쌌지만 평균 채널수는 53개로 경쟁지역(58개)보다 오히려 5개 적었다. 공정위는 독점지역의 업체 수가 방송구역보다 많은 것은 같은 계열의 2개 SO가 동일 지역에서 영업하는 경우도 독점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지역에서는 시장에 늦게 진입한 후발업체의 월 수신료가 5177원으로 선발업체(6054원)보다 14.4%(877원) 낮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방송구역별로 지역 독점화를 허용하는 대신 수신료 제한 등 가격 규제를 통해 독점의 폐해를 방지하는 전통적인 케이블TV 규제 방식보다는 진입장벽을 낮춰 경쟁을 강화하는 것이 독점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케이블TV의 방송구역별로 지역 독점화를 유도하면서 케이블TV 수신료에 대해서는 최고가격제를 적용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자료를 토대로 케이블TV업계의 경쟁 촉진과 불공정행위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