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을 맞는 미국의 반응이 썰렁하다.

백악관도,언론도 정상회담 결과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만 내놓을 뿐 적극적인 환영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후 주석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8일(현지시간) 미국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하는 데 대해 '국빈 방문(state visit)'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주요 국가원수들이 백악관을 찾을 때 갖는 '국빈 만찬'도 갖지 않기로 했다.

미국은 대신 백악관 잔디밭에서 21발의 예포를 쏘는 환영 의식을 거행키로 했다.

아울러 20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부시 대통령 부부가 후 주석 내외를 위한 공식 오찬을 갖기로 했다.

예우는 갖추겠지만 '극진한 대접'은 하지 않겠다는 게 미국측의 속셈이다.

백악관만이 아니다.

미 언론들도 반응이 시큰둥하다.

워싱턴 포스트는 "후 주석이 위안화 절상 및 무역 불균형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모험하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 의회로 하여금 보호주의적 조치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보도,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부시 대통령이 의회의 대중국 무역보복 법안을 중단시키기 위한 도움을 후 주석으로부터 받지 못할 수 있다"며 역시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미국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위안화 절상 및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후 주석이 가시적인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위안화 절상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라 백악관이 후 주석을 대대적으로 환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후 주석은 18일 시애틀에 도착,마이크로소프트와 보잉사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18일 저녁은 1억달러짜리 빌 게이츠의 호화 저택에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크리스틴 그레그와 워싱턴 주지사 등 100여명의 미국 저명인사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그후 20일 워싱턴으로 이동,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