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에 가격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길드워챕터2:깨어진 동맹'의 월정액 요금을 9900원으로 대폭 낮춘 데 이어 지난 14일엔 미국 블리자드사가 인기 정상의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의 요금을 20% 인하한 데 따른 것이다.

정액제 요금을 채택한 MMORPG 대부분은 2만원대 요금을 고수하고 있으나 잇따른 가격 인하가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그라나도에스파다''제라' 등 유료화를 저울질하고 있는 게임들의 가격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5일 '길드워챕터2:깨어진 동맹'의 국내 과금정책과 향후 서비스 일정을 공개하면서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9900원 소액 월정액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해당 챕터를 한번 구매하면 평생 추가사용료 없이 즐길 수 있는 '라이선스 판매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내 사용자들을 위해 별도로 내놓은 요금제다.

엔씨소프트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충성도 높은 기구매고객과 신규고객의 접근 문턱을 낮추고자 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 코리아는 지난 14일 WOW의 국내 서비스 이용요금을 한 달 2만4750원에서 1만9800원으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블리자드는 지난 1월18일부터 서비스 1주년 기념 할인 이벤트로 90일 동안 한 달(30일 기준) 1만9800원이라는 인하된 가격으로 WOW를 서비스해 왔다.

따라서 이번 인하 가격 발표의 내용은 한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WOW의 서비스 이용요금을 정식으로 인하한 것이다.

블리자드 코리아측은 "이번 가격 인하로 폭넓은 온라인 게임 유저층을 확보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규모를 확대,성장시키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드워'의 가격 인하는 국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 하더라도 WOW의 전격적인 가격 인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WOW가 지난해 1월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최정상 인기게임의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1998년 9월 선보인 '리니지'의 월정액요금(2만9700원) 이후 국내 MMORPG 게임의 월정액 요금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웹젠의 '뮤',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은 2만7500원에 서비스됐고,지난해 이스트소프트의 '카발온라인'은 2만2000원으로 요금을 책정했다.

올 들어 엔씨소프트의 '시티오브히어로'와 써니YNK의 '로한'은 1만9800원으로 월정액 요금을 정했다.

온라인게임 업계 관계자는 "정액제도 요금은 갈수록 낮아지는 데다 일부 MMORPG는 처음부터 무료화를 선언하고 있어 점점 제값 받고 게임 서비스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며 "가격은 인하되는데 게임 개발비용은 갈수록 늘어나 게임업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