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부신 봄날 활짝 핀 꽃들에게 행복의 비결을 들으면서 마음껏 행복을 누리십시오."

출가 50년을 맞아 내놓은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류시화 엮음,조화로운삶)가 한창 베스트셀러 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법정 스님(74)이 16일 육성으로 들려준 '행복 법문'이다.

법정 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2동 길상사 극락전에서 열린 봄 정기법회에서 1000여명의 신자들에게 '참다운 행복을 찾는 법'을 제시했다.

"행복은 요구하고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안정된 마음,차분한 마음으로 사물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음 속 생각을 내려놓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을 가져야 그 안에서 행복의 싹이 틉니다."

법정 스님은 옛날 아프리카 탐험에 나섰던 유럽인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유럽 탐험가들이 원주민 3명을 앞세워 제대로 쉬지도 않고 목적지로 향했는데,사흘째 되던 날 원주민들이 갑자기 꼼짝도 하지 않더라는 것.

탐험가가 이유를 묻자 원주민들은 "우리는 여기까지 쉬지도 않고 너무 빨리왔다.

우리 영혼이 우리를 따라 올 시간을 주기 위해 이곳에서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속도와 효율성을 내세우다가 영혼을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 영혼이 따르지 않으면 불행해집니다.

속도와 효율성은 비인간적인 것입니다.

제한속도가 시속 100km인 도로에서 140~150km로 달리면 연료만 많이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정서가 불안정해지고 피곤도 가중되며,스트레스도 쌓입니다.

그래서 사고도 일으키게 됩니다."

법정 스님은 "진정한 행복은 이 다음에 이루어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누리라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