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공천권 이양이 禍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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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지난해 말 공천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공천 혁명'이란 이름을 내세웠다.
그럼에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종 공천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중앙당에서 지방으로 넘어간 기초단체장·지방의원 공천 심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공천혁명이 화근=한나라당이 지난해 12월 공천시스템을 손질,중앙당에서 행사하던 공천권을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의 경우 16개 시·도당 공천심사위로 위임하면서 내세운 주된 이유는 '지방정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을 하다 보니 중앙당에서 심사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것도 한 원인이었다.
취지는 좋았지만,운용이 엉성했다.
시·도당 공천심사위에 대부분 그 지역 의원이 들어가면서 '연줄' 등이 작용할 소지가 컸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해당 지역구 의원과의 화합이 공천의 중요한 잣대가 됐다.
자연히 공천 대상 지역구 의원들의 파워가 세지면서 공천신청자의 집중 로비 대상이 되고 있다.
한 공천심사위원은 13일 "지역구 의원이 특정 후보를 밀어붙이면 동료 의원 입장에서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지역구 의원들이 심사위원을 맡다 보니 서로 담합해 공천을 주고받는 '품앗이 공천'이 발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7월 전당대회와 내년 대선 등을 염두에 둔 중진들이 당내 입지를 넓히기 위해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행위가 무리수를 낳으면서 공천 잡음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이 현역 단체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서울이나 영남 등에서 비리가 많이 발생한 것은 이 지역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추가 비리 가능성=중앙당 '클린공천 감찰단'에는 수백건의 비리 의혹 제보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지금 드러난 게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도 한다.
김덕룡·박성범 의원의 비리 혐의 이외 대구의 한 의원은 공천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경기 지역의 모 의원은 예비후보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허태열 사무총장은 "제보받은 비리 의혹 중 5,6건을 감찰단에서 조사하고 있는데,현역 의원과 원외 위원장이 포함돼 있다"고 말해 추가로 공천비리가 터져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공천 혁명'이란 이름을 내세웠다.
그럼에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종 공천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중앙당에서 지방으로 넘어간 기초단체장·지방의원 공천 심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공천혁명이 화근=한나라당이 지난해 12월 공천시스템을 손질,중앙당에서 행사하던 공천권을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의 경우 16개 시·도당 공천심사위로 위임하면서 내세운 주된 이유는 '지방정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을 하다 보니 중앙당에서 심사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것도 한 원인이었다.
취지는 좋았지만,운용이 엉성했다.
시·도당 공천심사위에 대부분 그 지역 의원이 들어가면서 '연줄' 등이 작용할 소지가 컸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해당 지역구 의원과의 화합이 공천의 중요한 잣대가 됐다.
자연히 공천 대상 지역구 의원들의 파워가 세지면서 공천신청자의 집중 로비 대상이 되고 있다.
한 공천심사위원은 13일 "지역구 의원이 특정 후보를 밀어붙이면 동료 의원 입장에서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지역구 의원들이 심사위원을 맡다 보니 서로 담합해 공천을 주고받는 '품앗이 공천'이 발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7월 전당대회와 내년 대선 등을 염두에 둔 중진들이 당내 입지를 넓히기 위해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행위가 무리수를 낳으면서 공천 잡음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이 현역 단체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서울이나 영남 등에서 비리가 많이 발생한 것은 이 지역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추가 비리 가능성=중앙당 '클린공천 감찰단'에는 수백건의 비리 의혹 제보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지금 드러난 게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도 한다.
김덕룡·박성범 의원의 비리 혐의 이외 대구의 한 의원은 공천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경기 지역의 모 의원은 예비후보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허태열 사무총장은 "제보받은 비리 의혹 중 5,6건을 감찰단에서 조사하고 있는데,현역 의원과 원외 위원장이 포함돼 있다"고 말해 추가로 공천비리가 터져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