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우리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되면 좋고 안 되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정례 기자브리핑을 갖고 "우리 경제발전사를 되돌아보면 국제경쟁에 노출해서 패퇴한 적이 없고 항상 얻은 게 더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 FTA 추진 배경과 관련,"어느 나라와 FTA를 맺는 게 가장 도움이 될지 고민했을 때 한·미 FTA가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FTA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한·미 간 실리가 균형을 이루는 수준에서 타결되더라도 우리가 전 세계를 상대로 얻을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득이 많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또 농업과 서비스시장 개방에 대해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해 80년대 개방을 완료한 제조업에 비해 30년간 여유기간을 더 줬다"며 "더 이상 개방을 미룰 수 없고,한·미 FTA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 양국이 모두 FTA에 강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권한을 위임한 (내년 3월까지의) 기한 내 협상 타결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도 이날 한·미 FTA 체결 추진과 관련된 대미 경제종속론에 대해 "80년대의 낡은 종속이론으로 한·미 FTA를 재단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한국경제의 저력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한·미 FTA불가피론을 제기했다.

이 수석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한·미 FTA는 한국경제 도약전략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제종속론은) 한국 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 추론"이라며 "한국경제의 발전은 종속이론의 허구성을 증명해준 대표적인 사례이며,일부 식자층에서 경제현실이 180도 바뀌었는데도 과거의 낡은 사고와 케케묵은 논리로 국민을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허원순·차병석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