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중·고교 중간고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집집마다 자녀가 시험을 앞둔 표정은 물론 다를 것이다.

시험에 임하는 학생들의 자세와 생각도 다르다.

시험이라고 해도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심지어 집에서 부모는 시험기간인 줄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는 데도 공부할 생각이 없어보였던 한 학생에게 "시험을 잘 보고 싶지 않나요"라고 운을 떼며 성적이 잘 나오면 누가 가장 기뻐할 것 같으냐고 질문했다.

한참만에 학생은 "부모님이요"라고 답했다.

"그럼 학생은 자신이 좋은 성적을 받으면 기쁘지 않아요"라고 다시 물었더니 "공부를 잘 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대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이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성적을 거둬도 스스로 뿌듯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시험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반면 시험만 치르면 매번 실수를 하던 또 다른 학생은 시험을 못 보는 것이 너무나 두렵다고 고백했다.

평균이 80점대였던 이 학생은 점수가 조금만 낮아지면 중위권이 된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었던 것.중위권에 속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시선을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다는 것이 학생의 시험 공포증의 이유였다.

이런 학생의 경우 시험의 목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험은 나의 실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며 내가 잘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알아보기 위해 치르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형편없는 시험점수가 '내가 형편없다'는 뜻은 아닌 것이다.

시험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나 자신의 가치를 매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학생 스스로 자신을 위해 공부하고 그 지식과 기술의 숙달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것이다.

과연 내 자녀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책상 앞에 앉아 있는지 스스로의 반문을 통해 답을 찾아보자.혹시 부모인 나의 강요에 떠밀려 나를 위해 공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도움말=에듀플렉스 고승재 대표 ask@eduplex.net